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KSTAR

  • Fusion Story
  • KSTAR
KSTAR의 다른 글

201805.23

KSTAR에서 만든 핵융합 씨앗 ITER에서 싹 틔운다

이하나   
https://fusionnow.nfri.re.kr/post/kstar/808

 여름이 가까워지며 백팩에 물병을 꽂고 다니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생수 대신 가볍게 마시는 액상차도 인기가 많은 편인데요. 올해는 옥수수와 헛개에 이어 또 다른 식물 소재 액상차가 유행할 조짐이라고 하네요. 다이어트와 장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토종 컬러푸드 ‘검정보리’ 음료입니다. 

 

 검정보리는 국립식량과학원이 농가소득 증대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새롭게 개발한 품종입니다. 검정보리 품종이 실험실에서 나와 실제로 음료가 되기까지는 몇 해 간의 상품화 단계가 필요했습니다. 처음 개발된 몇 알의 종자곡을 조심스럽게 길러 실제 들녘에 파종하고 수확할 수 있을 만큼 씨앗의 수를 늘리는 증식 과정도 필수적이었는데요.

 

 이처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실제로 생활에 사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몇 단계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연구실 단계에서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실제 환경에서 적용이 가능한지 소규모의 생산을 시도해보고, 생산과 판매가 가능한 정도의 대규모 생산 가능성이 검증되면 시장에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핵융합발전소를 건설하는 일에도 비슷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바로 ‘한국의 인공태양’이라 불리며 세계적인 핵융합 연구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세계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 프로젝트가 그 주인공이죠.

 

 먼저 KSTAR와 같은 핵융합 실험장치는 과연 핵융합발전이 가능한가를 과학적으로 확인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찾아내는 연구를 합니다. 이렇게 찾아낸 핵융합발전의 가능성들은 KSTAR와 같은 실험장치들을 넘어 기술적·공학적으로도 실현될 수 있는지 검증하고 실행하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바로 ITER를 통해 실제로 핵융합에너지의 대용량 생산이 가능한지 확인하게 되는 것이지요.

 

 새로 개발된 검정보리 종자가 대량 재배 가능성 연구를 통해 상품으로 발전되었듯이, KSTAR가 핵융합 상용화의 핵심기술인 씨앗을 개발한다면, ITER는 그 소중한 씨앗들이 실제 핵융합발전이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더욱 큰 규모로 재배하는 실험을 하는 것입니다.  KSTAR가 실험을 통해 좋은 품질의 씨앗을 많이 탄생시킬수록 ITER의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게 되는 것이지요.

 

 23,000t 규모의 토카막 장치가 들어설 73m 높이의 ITER 건설 현장. <사진 출처=ITER> 


과학적 검증과 공학적 실현 사이 

  

 2008년 첫 번째 실험을 시작한 KSTAR는 신소재 초전도체를 적용한 세계 최초의 초전도 핵융합장치입니다. 새로운 소재(Nb3Sn)를 적용한 초전도 토카막을 건설하는 일은 당시 국제적으로 논의만 활발했을 뿐 선뜻 누구도 행동에 나설 수 없는 모험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핵융합 과학자들의 집념과 높은 중공업 기술력을 지닌 국내 산업체의 협력으로 초전도자석과 대형진공용기를 개발하며 전인미답의 길을 개척했지요.

 

 KSTAR는 초전도 자석 개발과 장치 건설, 플라즈마 발생까지 운전을 위한 단계, 단계가 모두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더불어 어느 나라도 가져보지 못한 새로운 초전도 토카막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운전기술은 핵융합 상용화의 미래를 확신하지 못하던 국제 핵융합 연구계에도 큰 자신감을 갖게 하는 매우 중요한 성공사례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KSTAR는 2025년 모습을 드러낼 ITER와 유일하게 같은 소재의 초전도체를 적용한 토카막으로서, 사전 실험에 가장 적합한 장치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발전소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고온의 플라즈마를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KSTAR는 핵융합 연구의 난제 중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선 후 실제 고성능 플라즈마 장시간 제어기술 연구에서 세계 핵융합 연구를 이끄는 첨병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즉 KSTAR는 2025년 첫 실험을 시작할 ITER의 사전 모델로서, ITER가 실제로 가동되는데 필요한 초기운전 핵심기술들을 미리 준비해볼 수 있는 최적의 장치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큽니다.

 


핵융합 상용화의 씨앗 KSTAR


씨앗 KSTAR, 싹 틔우는 ITER

 

 ITER 장치는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만들고, 자체연소에 의해 장시간 핵융합반응을 유지하도록 설계·제작된 핵융합실험로입니다. 최종 목표는 핵융합에너지의 대용량 생산가능성을 검증하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열출력 500MW, 에너지 증폭률(Q) 10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증폭률 10이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투입되는 가열 에너지 대비 최종적으로 출력되는 핵융합에너지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 ITER 장치가 완공되면 초기운전 단계에서 반드시 구현해야 할 핵심기술들이 있습니다. 플라즈마의 모양과 성능, 유지시간 그리고 플라즈마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불안정 현상의 제거 등인데요. 이 네 가지 기본적인 사항들이 모두 달성되어야만 비로소 ITER 장치를 활용한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연구가 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KSTAR를 비롯한 세계의 여러 핵융합 실험장치들이 ITER 기준에 최적화된 운전기술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KSTAR처럼 ITER에서 요구하는 4가지의 기본요소들을 동시에 구현하는데 성공한 실험장치는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KSTAR는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상태인 H-모드 운전 시간의 세계 기록을 연달아 경신했을 뿐만 아니라 고성능 플라즈마와 불가분의 상관관계인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정 현상(ELM)'을 제어하는 데서도 독보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플라즈마 실험에서 3차원 자장을 이용해 34초간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정 현상을 완벽하게 제어하는 일도 성공했는데요. 이는 세계의 주요 핵융합 실험장치들 가운데 가장 먼저 ITER가 요구하는 기본운전모드의 성능수준을 모두 만족시키는 사건이었습니다.

 

 또한, 자기유체역학과 플라즈마 난류를 연구하기 위해 장착한 선진적인 진단시스템과 함께 다른 핵융합 실험장치의 약 10배 수준인 초전도자석의 정밀도, 국제적으로도 유일무이한 3열 ELM 제어코일 등 독보적인 특성을 적극 활용해 이론상으로만 예측됐을 뿐 실험장치에서는 입증되지 못하고 있던 ELM의 물리적 이론모델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ITER 주장치실 건설 현장. <사진 출처=ITER>


실험로 너머 미래 핵융합실증로까지 

 

 KSTAR와 ITER는 기본적인 장치 구조는 비슷합니다. 초전도 자석을 이용해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는 토카막이지요. 특히 KSTAR는 ITER와 같은 초전도 자석을 쓴 유일한 장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우선 그 크기입니다. KSTAR는 현재 건설 중인 ITER 장치와 비교해 25분의 1 규모에 불과합니다. ITER는 KSTAR보다 높이와 너비가 각 3배에 달하는 크기로 실제 발전소 규모에 준합니다.

 

 KSTAR와 ITER의 차이점은 단순히 크기의 차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ITER에는 핵융합반응의 결과물인 중성자의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하여 주는 에너지 변환장치인 ‘증식 블랑켓’이 있습니다. 증식 블랑켓은 대용량의 핵융합에너지 생산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부품으로 ITER에 최초로 적용될 예정입니다.

 

 또한, 중수소만으로 플라즈마 발생 실험을 하는 KSTAR와 달리 중수소-삼중수소를 이용해 핵융합 반응 실험을 하는 ITER에서는 삼중수소의 대용량 생산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핵융합 장치에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에는 중수소와 삼중수소 두 가지 연료가 필요합니다. 중수소는 바닷물에서 거의 무한대로 추출할 수 있지만 삼중수소는 지구상에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인공적으로 삼중수소를 충분히 만들어내는 기술을 확보해야 하지요. 증식 블랑켓은 핵융합에너지 변환 뿐 아니라 핵융합 연료 중 하나인 삼중수소를 핵융합로 내에서 스스로 만들어 자체 공급하는 역할도 합니다. 

 

 KSTAR를 통해 핵융합발전의 필수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연구자들은 두 해 전 삼중수소 생산에 필요한 증식재를 대량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ITER 운영 단계에서 뿐 아니라 미래 핵융합발전 상용화에 필요한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핵융합에너지의 대량 생산을 실증하게 될 ITER는 핵융합 연구의 끝이 아닙니다. ITER가 라틴어로 길(way)이라는 뜻을 지닌 것처럼, ITER는  핵융합 연구의 종착지가 아닌 새로운 씨앗의 싹을 틔우는 과정이지요. 이후 핵융합실증로라 불리는 DEMO 장치의 건설을 통해 실제 핵융합발전이 상업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최종 증명해 보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계 각국은 이미 ITER를 통한 핵융합에너지의 과학적·공학적 검증을 넘어 핵융합 상용화의 마지막 3단계가 될 DEMO 장치 건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품종의 씨앗이 풍성한 수확을 얻게 되는 재배 과정을 거쳐, 어디서든 구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우리 생활에 다가오듯, KSTAR가 만들어 낸 핵융합의 씨앗들이 ITER에서 무럭무럭 자라 핵융합에너지 시대를 실현하는 인류의 꿈을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좋아요 bg
    7
    좋아요 bg
  •  카카오스토리 공유 bg
    3
    카카오스토리 공유 bg
  •  카카오톡 공유 bg
    2
    카카오톡 공유 bg

댓글 0

현재글의 이전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이미지가 없습니다.
현재글의 이전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이미지가 없습니다.

정보에 대해 만족하십니까?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