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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30

인공태양을 밝힐 심장이 뛰다 - 토카막과 스텔러레이터가 이끄는 핵융합 상용화의 길

이하나   
https://fusionnow.nfri.re.kr/post/nuclear-fusion/542

 

 

그리스신화 속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 준 뒤 인간은 문화와 힘을 창출한다. 불씨를 지키기 위해 밤을 지새야했던 인류는 꺼지지 않는 불을 꿈꾸기 시작했다. 전기에너지의 발명 이후 밤을 밝히고 문명의 진화를 경험한 인류는 기쁨도 잠시, 자원고갈과 환경오염이란 또 다른 문제를 당면했다. 꺼지지 않는 불, 즉 영원히 고갈 없이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의 개발에 대한 갈망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1900년대 초 과학자들은 꺼지지 않는 불인 태양의 원리는 수소원자핵들이 융합하는 핵융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지상에서 핵융합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태양의 중심보다 훨씬 뜨거운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만들고 핵융합이 일어날 수 있게 가두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수많은 고민 끝에 마침내 과학자들은 태양과 같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자기장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아냈고,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자기장을 이용한 핵융합장치 개발이 핵융합 연구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토카막, 1억도의 플라즈마를 태우는 대표 핵융합로

 

1952년 구소련의 과학자 사하로프가 플라즈마를 가둘 수 있는 자석으로 만든 방을, 그보다 앞선 1951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의 리만 스피츠가 뫼비우스형의 꼬임 장치를 설계했다. 토카막(Tokamak)과 스텔러레이터(Stellarator)라 각각 명명된 자기장을 이용한 둥근 도넛모양의 플라즈마 가둠장치의 탄생은 핵융합 연구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소련의 이고르 탐과 안드레이 사하로프가 1952년 제안한 토카막은 ‘Toroidal chamber & Magnetic coils’의 약자로 도넛 형상의 자기 코일 방을 의미한다. 초기 핵융합계의 이목을 끌지 못하던 이 장치는 1968년 소련에서 개최된 3차 핵융합에너지학회(FEC)를 통해 달라진 위상을 확인한다. 소련의 토카막 장치인 T-3가 세계 최초로 온도를 1,000°C까지 달성하고 가둠시간을 30배 이상 향상시킨 것이다. 이전까지 핵융합 연구시설이 달성한 온도는 100가 최고였으며, 가둠시간은 밀리초 단위에 불과했다.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만든 토카막이 핵융합 연구의 주도권을 잡게 된 결정적 순간이다.

 

토카막은 플라즈마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끝과 끝을 연결한 도넛모양의 진공용기를 만들고 그 주변에 자기 코일을 설치한 장치이다. 도넛 모양의 진공용기를 내부를 도는 플라즈마 입자들의 진행 방향에 수직으로 자석을 설치해 자기장을 형성하면 도넛 안에서 중구난방 날 뛰던 초고온의 플라즈마 입자들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게 된다. 토카막의 가장 큰 장점은 스텔러레이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조가 단순해 건설이 용이하고 적은 비용으로 제작과 유지보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후 핵융합 선진국들은 경제성과 효율성이 우수한 토카막을 이용해 핵융합 상용화 연구를 수행해왔다. 1982년 독일의 ASDEX는 토카막 플라즈마의 새로운 운전 모드인 H-모드를 개발했다. 유럽연합은 1991JET 장치에서 삼중수소 혼합연료를 사용해 핵융합 최대 출력을 2MW까지 올렸다. 미국의 TFTR199716MW 열출력을 달성해 상용 핵융합발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어 1998년 일본은 JT-60U를 이용해 토카막 장치가 에너지 손익 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국제공동과학기술프로젝트이자 세계 핵융합 상용화 연구의 중심무대가 될 ITER 역시 토카막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과 러시아, 유럽보다 50여 년 늦게 핵융합 개발에 뛰어든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신소재초전도자석을 사용한 토카막 방식의 핵융합로 ‘KSTAR’를 건설하며 핵융합 선진국 반열에 진입할 수 있었다. 이후 KSTAR2014년 플라즈마 발생 실험 1만회를 돌파한데 이어 2015년 고성능 플라즈마를 55초 유지하는 등 세계 최고의 핵융합연구장치임을 증명하고 있다.

 

스텔러레이터, 다양한 가능성이 핵융합 상용화 촉진

 

스텔러레이터와 토카막의 가장 큰 차이점은 스텔러레이터는 코일 자체를 뫼비우스의 띠처럼 여러 번 균일하게 꼬아놓은 형태라는 것이다. 스텔러레이터에서는 플라즈마가 꽈배기처럼 꼬인 자기장을 따라 흘러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균일한 플라즈마를 형성한다. 정교하게 제작된 외부 전자석만을 활용하는 기계적인 방법으로 고용량의 플라즈마 전류를 장시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제어할 수 있다. 하지만 정교하게 휘어진 코일을 실물로 구현하기 어렵고 제작비용이 비싸다는 이유로 1960년대 이후 오랜 세월 기술적 침체기를 겪어야했다.

 

토카막에 연구 주도권을 내주었던 스텔러레이터가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컴퓨터 계산능력의 발전과 초정밀 엔지니어링, 소재 기술의 혁신을 배경으로 1998년 일본에 대형나선장치(LHD)가 등장하면서 부터다. 201510월 독일막스플랑크 플라즈마물리학연구소는 스텔러레이터 핵융합로 벤델스타인7-X(W7-X)를 완공하였으며, 5 MW 용량의 전자가열장치를 활용한 6초간의 초기 플라즈마 발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험에 착수했다." KSTAR과 같은 1995년 개발을 시작했지만, 설계와 건설 상의 어려움으로 목표보다 10년 늦은 2015년에서야 완공되었다. W7-X가 스텔러레이터 방식을 활용한 새로운 핵융합 연구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세계 핵융합계도 주목하고 있다.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즈마를 가두는 다른 듯 닮은 두 장치 토카막과 스텔러레이터, 마치 이란성 쌍둥이와 같은 이 두 방식이 맞이할 핵융합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핵융합 연구가 이 두 장치 이전에 자기가둠, 관성가둠 방식 등 다양한 가능성을 시험하고 입증해 온 과정이었음을 상기할 때 그 미래는 예측 불가하다. 다만 비행기가 프로펠러와 제트엔진 두 축의 연구를 심화하며 상용화 결실을 맺은 것처럼, 핵융합 역시 인공태양의 심장 토카막과 스텔러레이터 두 방식이 서로 기술적 진보를 이루며 꿈을 현실화 할 것임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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