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핵융합

  • Fusion Story
  • 핵융합
핵융합의 다른 글

201704.19

핵융합은 왜 어려울까? - 플라즈마 진단

이하나   
https://fusionnow.nfri.re.kr/post/nuclear-fusion/665

핵융합발전의 열쇠 플라즈마는 안타깝게도 현재까지는 그리 얌전한 모범생이라 할 수 없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들과 비슷하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반항하거나 일탈을 감행한다.

 

하지만 아무리 답답하고 속에서 천불이 난다고 성장기 자녀의 머리를 열고 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저 세심한 관찰과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 스스로 성장통을 헤쳐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자기장·빛은 플라즈마 속내 보여주는 바디랭귀지

 

2을 앓는 청소년들은 세상의 권위와 통제에 길들여지기를 거부하며 교실 밖 탈출을 꿈꾸곤 한다. 플라즈마도 마찬가지다. 토카막이라는 초고온 초고압 인공 교실에 갇힌 플라즈마는 핵융합로 내부에 가해지는 큰 온도와 밀도차를 깨고 끊임없이 원래의 열평형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런 불안정성은 플라즈마의 성능을 떨어뜨리고 심하게는 애써 만든 플라즈마 상태를 완전히 붕괴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핵융합발전 상용화를 위해서는 플라즈마의 복잡한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플라즈마 상태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플라즈마 진단이 이러한 이해와 개선의 첫 관문이다.

 

플라즈마를 진단하려면 가장 먼저 토카막 내부에 있는 플라즈마의 실제 움직임에 관해 방대한 자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플라즈마의 성질과 상태를 파악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1를 넘나드는 플라즈마의 안쪽 깊은 곳에서는 고체로 된 어떤 측정기구도 남아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아이들이 표정과 몸짓 같은 신체언어로 자신의 심리를 드러내보이듯, 플라즈마 역시 바깥에서 관찰이 가능한 자기장, 방사선, 빛 등을 방출하며 내부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50여 종 진단장치로 수집하는 KSTAR 플라즈마 정보

 

플라즈마를 진단하는 기술은 매우 다양하다. KSTAR의 경우 50여 가지 이상의 진단장치가 장착되어 있는데 이들로부터 얻은 각각의 단편적 정보를 종합해 온도와 밀도, 불순물, 입자 속도와 에너지 가둠 시간 등 플라즈마 전반의 상태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대표적인 진단 방법은 플라즈마를 둘러싸고 있는 자기장, 그리고 플라즈마에서 흘러나오는 빛을 측정하는 두 가지 기술이다.

 

먼저 자기장을 측정하는 방법은 고온의 플라즈마에 전자석을 넣을 수 없는 대신 주변에 여러 종류의 전자석을 설치해 자기장 정보를 수집한다. 전자석에 전류를 흘리면 자기장이 발생하는 것처럼, 거꾸로 내부 자기장의 세기가 변하면 주변 전자석에 각각 다른 값의 전류가 흐르게 된다. 이렇게 위치별 전류의 양을 측정하면 자기장 바깥쪽의 상황을 통해 내부 플라즈마의 상태를 유추할 수 있다.

 

플라즈마의 성질은 뜨겁고 밀도가 높은 중심부로부터 상대적으로 차가운 가장자리까지 위치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가능한 여러 위치에서 측정하는 것이 좋다. KSTAR는 핵융합실험로를 둘러싼 수백 개의 전자석 코일과 내부의 작은 탐침 등 7~8종류의 다양한 자기장 진단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두 번째로 소개할 진단 방법은 빛을 탐지하는 기술이다. 플라즈마는 태양처럼 다양한 빛을 방출한다. 파장에 따라 구분하면 마이크로파에서부터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은 물론 엑스선과 감마선 등의 방사광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빛이 밖으로 빠져나온다.

 

KSTAR에 장착된 톰슨 산란레이저 광학계는 플라즈마 내부에 레이저와 같은 전자기파를 쏜 뒤 전자들에 의해 산란되는 빛의 스펙트럼을 탐지해 전자의 온도와 밀도를 측정하는 진단장치다. 태양빛이 공기 중의 입자에 의해 산란되듯 플라즈마 내부의 전자에 의해 산란된 전자기파의 파장과 세기를 분석하여 전자의 온도와 밀도를 계산하는 것이다. 중력파를 측정하는데 사용된 간섭계라는 장치도 플라즈마 진단에 사용된다. 또 다른 진단장치인 ECEI(이차원 전자사이클로트론 방사계)은 플라즈마 입자가 자기장 주위를 회전하며 가속될 때 방출되는 복사파로 온도를 측정한다.

 

실험로와 차원 다른 상용핵융합로 환경진단기술·장치 개발 노력

 

이렇게 다양한 진단장치를 통해 모아진 플라즈마 정보들은 플라즈마 불안정성을 유도하는 조건과 에너지 손실에 관한 연구, 그리고 불안정성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

 

하지만 최종목표인 핵융합발전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핵융합 상용로는 실험로와는 또 다른 차원의 극한환경이다. 더욱 높아지는 온도와 방사선은 진단장치를 가까이에 설치하는 것도 힘들게 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짧은 주기로 실험과 점검이 반복되는 실험로와는 달리, 상용로는 1 365일 중단 없이 돌아가야 한다. 진단장치 역시 더욱 높은 내구성과 장시간 가동에도 끄떡없는 안정성을 보장할 극한소재 개발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KSTAR 연구진들은 2015년 초전도 토카막 가운데서는 세계 최초로 플라즈마 전류의 1차원적 분포 측정에 성공하는 등 플라즈마 진단 분야에서도 주목 받는 성과를 낳고 있다. 또한 플라즈마의 중심부터 경계에 이르는 2차원·3차원 진단기술 개발을 통해 KSTAR를 넘어 핵융합발전 상용화에 필요한 정보를 축적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  좋아요 bg
    6
    좋아요 bg
  •  카카오스토리 공유 bg
    43
    카카오스토리 공유 bg
  •  카카오톡 공유 bg
    41
    카카오톡 공유 bg

댓글 0

정보에 대해 만족하십니까?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