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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7

핵융합 발전 어느 나라가 가장 먼저 성공할까?

이하나   
https://fusionnow.nfri.re.kr/post/nuclear-fusion/746

 

결승선을 향한 협력과 경쟁, 세계 각국의 핵융합 상용화 로드맵     

 

 한국은 쇼트트랙 강국입니다. 국제대회의 시상대가 우리 선수들로만 채워지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선수들의 기량도 뛰어나지만 더 중요한 요인은 따로 있습니다. 경쟁과 협력이 조화를 이루는 공생의 전략 덕분입니다. 경기 초반에는 힘을 합쳐 다른 나라를 견제하고 에너지를 비축합니다. 하지만 결승선이 가까워지면 각자 메달의 색깔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지요. 핵융합발전을 향한 세계의 도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핵융합 연구는 현재 과학적 실증단계를 넘어 공학적 실증단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카다라쉬에 건설 중인 ITER는 핵융합 상용화 단계로 넘어가는 데 필요한 기술적·재정적 난제를 공동으로 극복하기 위한 인류 최대의 과학기술 국제협력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ITER 이후 본격화될 핵융합 상용화 시대에 앞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물밑 경쟁과 협력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핵융합으로 전력 생산을 실증하는 핵융합 실증로(이하 DEMO) 건설이 핵융합 상용화의 마지막 관문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핵융합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EU, 일본, 미국, 중국, 한국 등의 움직임이 활발한데요. 각국은 2050년대 실제 핵융합에너지를 통한 전력생산을 목표로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로드맵을 짜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EU, 통합의 로드맵

 

 

1984년 유럽연합의 공동 핵융합실험장치 JET의 완성을 선언하는 앨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 [사진출처=EUROfusion 홈페이지

 

 EU는 사회경제적인 통합뿐만 아니라 핵융합 연구에서도 1977년 공동 핵융합실험장치 JET(Joint European Torus)를 영국 옥스포드셔주에 건설하며 일찌감치 함께 가는 길을 선택해왔습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덴마크, 그리스 등 14개국 650명이 참여하는 대형 협력 프로젝트로 시작된 JET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의 토카막입니다. 또한 현재 전 세계에서 운영되고 있는 토카막 중 유일하게 핵융합 연료인 중수소-삼중수소 혼합물로 운전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상용 핵융합로의 요구조건에 가장 근접한 설비와 구조이지요.  

 

  

JET. [사진출처=EUROfusion 홈페이지]

 

 유럽은 JET를 통한 합작 외에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이 개별적으로 핵융합 장치를 건설해 초전도 코일 개발, 플라즈마와 벽의 상호작용, 재료손상 등 핵융합 상용화에 필요한 세부기술들을 실험해왔는데요. 2013년 말 다시 한 번 큰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각국이 개별적으로 진행해오던 연구개발 로드맵을 통합적인 시스템 아래 정돈하는 유로퓨전(EUROFUSION) 컨소시엄을 공식화한 것이지요. 2040년대에 DEMO를 공동으로 건설한다는 목표 아래 총 28개의 유럽국가가 단일대오로 뭉친 것입니다.

 

 

유럽 28개국은 2040년대 DEMO 공동건설을 목표로 각국의 핵융합 연구개발 체계를 통합하는 호라이즌 2020 프로그램에 돌입했다.

[사진출처=EUROfusion 홈페이지]

 

이들은 2020년대 개념설계, 2030년대 공학설계를 마치고 2040년대 DEMO 건설을 시작한다는  ‘핵융합에너지 전기생산 로드맵(EU Fusion Roadmap to Fusion Electricity)’을 구상 중입니다. 이를 위해 호라이즌 2020(Horizon 2020) 프로그램을 세우고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약 31억 유로(한화 4조 1420억 원)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각국의 연구과제 중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선별한 8대 미션을 추진 중입니다. 플라즈마 운전과 삼중수소 자급, 전력생산의 가격경쟁력 기술 확보 등입니다. 더욱 눈여겨 볼 점은 이 같은 EU의 전략에 또 다른 핵융합 강국 일본이 힘을 보태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 따로 또 같이

 

일본 역시 비교적 이른 시기인 1970년대 JT-60(Japanese Tokamak-60) 건설에 착수했습니다. 1985년 일본원자력연구소(JAEA)에서 가동을 시작한 JT-60은 2년 뒤 초기 건설목표였던 1억°C의 플라즈마를 1초 동안 가두는 데 성공합니다. 가능성을 확인한 일본은 1989년 대학소속 핵융합 연구기관들을 통합해 국립핵융합연구소(NIFS)를 설립했는데요. 핵융합 분야를 독립시켜 상용화 연구를 중점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지요.

 

 

새로운 초전도 토카막 JT-60SA 건설을 위해 해체되고 있는 JT-60 [사진출처=QST 홈페이지]

 


JT-60은 1989년부터 중수소 이용 등의 또 다른 목표를 위해 장치 개조에 들어갑니다. 이렇게 진공용기의 구조 강도를 높이고 플라즈마 체적을 늘려 만든 JT-60U입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유럽연합의 JET, 미국의 DⅢ-D와 함께 세계 3대 핵융합로로 불리며 국제 핵융합 연구를 이끌었던 실험로입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며 일본은 더욱 공격적으로 핵융합 연구에 대한 투자를 늘려 가는데요.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며 토카막뿐만 아니라 스텔러레이터, 자기거울장치, 나선형 대형 핵융합 연구로 등 다양한 형태의 장치를 개발하면서 산업체들의 참여도 대폭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은 지난 2001년 EU, 미국과 함께 ‘지름길계획(Fast Track)’을 수립하고 핵융합 연구개발 기간 단축에 나설 만큼 상용화에 관심이 큰 나라 중 하나인데요. 2007년부터는 EU와 손을 잡고 DEMO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EU 양자 간에 체결된 이른바 ‘포괄적 접근(Broader Approach)’ 협정에 따른 것인데요. EU와의 공동연구로 2019년 새로운 대형 초전도 토카막 JT-60SA를 일본 내에 완성하고 상용화에 필요한 재료 개발과 통합설계 시스템 등을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EU와의 공동연구 한편에서 자체적인 DEMO 개발 로드맵도 수립 중입니다. 2015년 문부과학성 산하에 종합전략 TF 및 공동특별디자인팀을 구성해 공식적이고 세부적인 DEMO 계획과 실천과제를 수립한 데 이어 개념설계 관련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조립 중인 일본의 초전도 토카막 JT-60SA. [사진출처=QST 홈페이지]

  

유럽연합과 공동으로 건설 중인 JT-60SA는 기존의 상전도 토카막 JT-60을 해체하고 초전도 자석으로 재조립하는 것입니다. 2013년부터 약 6천 억 원이 투입되고 있는 대형 초전도 토카막 JT-60SA는 2019년 완성될 예정입니다. 일본의 JT-60SA가 완공되면 모든 자석이 초전도 자석으로 이뤄진 토카막은 한국 KSTAR, 중국 EAST에 이어 세계 3번째가 되는데요. 한·중·일 동북아 3개국의 치열한 핵융합 연구 삼국지가 세계의 시선을 끌게 될 전망입니다.    

 

 

중국과 미국의 선택

중국도 1950년대 말 일찍부터 소규모로 핵융합 연구를 시작했는데요. 1970년대부터 실제 토카막 장치를 이용해 플라즈마 연구를 해오다 2006년 완성한 EAST로 핵융합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습니다. EAST는 2006년에 완공된 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가열장치를 대폭 확충해왔는데요. 이런 국가적 응원에 힘입어 지난 7월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H-모드) 상태를 101.2초 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지요.  

 

중국은 특히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만큼 에너지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미래 에너지 수요에 대처할 주요 발전원으로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추진 중인데요. 역시 국가 지도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공격적인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EAST [사진출처=ASIPP 홈페이지]


중국은 2011년 국가통합설계 조직을 마련하고 핵융합로 설계를 위한 연구와 함께 천인계획(千人計劃)으로 상징되는 대규모 인력양성에도 돌입했습니다. 향후 1,200여 명 수준인 핵융합 연구 전문인력을 10년 내에 3천 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이 같은 공세적인 물적·인적 자원 확보를 통해 2030~40년 경 중국형 DEMO인 CFETR(China Fusion Engineering Testing Reactor)를 완공한 뒤 2050년대에는 상용 핵융합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입니다.   

 

미국은 새로운 시설을 건설하기보다는 고유의 강점인 핵융합 플라즈마 이론 연구에 주력하는 한편 자국의 핵융합 실험로들을 효율화하는 데 자원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장치분야에서는 국제협력을 강화해 한국의 KSTAR, 중국 EAST 등 해외의 선진장치를 적극 활용하고 소재개발 및 재료에 대한 핵심 원천기술 연구 등으로 ITER와 DEMO의 선행연구를 주도한다는 전략이지요.

  

 

한국, K-DEMO를 향해

 

한편 우리나라 역시 한국형 핵융합전력생산실증로, 즉 ‘K-DEMO’의 건설을 향해 다시 한 번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6년 수립한 ‘핵융합에너지개발진흥 기본계획’에 따라 핵융합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인데요. KSTAR가 완공된 2007년부터 2011년까지의 1단계에서 목표 이상의 성과로 단숨에 핵융합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우리나라는 현재 2단계 연구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이 기간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가 바로 DEMO의 기반기술 확보입니다. 

 

K-DEMO 연구의 필요성은 이미 KSTAR 건설 당시부터 제기되고 있었습니다. 정책 여건이 성숙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핵융합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논의되어 온 K-DEMO는 2013년 정부의 지원 속에 최초로 기획연구가 진행되었는데요. 이듬해인 2014년에는 미국 프린스턴 플라즈마물리연구소와 공동연구로 한국형 DEMO의 개념연구보고서가 발간되었습니다.

 

더불어 올해 제3차 핵융합에너지개발진흥 기본계획을 통해서는 EU, 일본과 같이 더욱 구체적인 로드맵 수립을 계획하였고, 2021년까지 K-DEMO의 기본개념을 확정하고 개념설계에 필요한 기초 연구 등에 박차를 가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2040년대 핵융합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꿈의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시대를 선도한다는 구상이지요.

 

오늘은 서로 뗄 수 없는 씨줄과 날줄처럼 때로는 협력으로, 때로는 경쟁 속에 결승선을 향해 달리고 있는 세계의 핵융합 로드맵을 살펴보았습니다. 세계 각국은 이제 과학적 가능성에 대한 입증을 넘어 실제 상용발전을 실현할 DEMO 건설에 대비해 연구개발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비 중인데요. 세계 핵융합 연구의 지각변동이 이뤄지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가 핵융합 상용화에서도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큰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인류 모두의 꿈을 향한 그 장대한 레이스의 끝에서 한국은 과연 어떤 색깔의 메달을 들고 웃고 있을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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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Moon SunWoo facebook
  • 2017-11-09 07:15
  •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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