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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7

[인터뷰] 인공태양 실험 10년 이끈 대표선수, 윤시우 책임연구원

이하나   
https://fusionnow.nfri.re.kr/post/nuclear-fusion/778

“최초 플라즈마부터 72초 달성까지…KSTAR 10년 실험 산증인
다른 장치들이 해내지 못한 성과 이루는 것이 KSTAR 목표이자 내 목표

[인터뷰] 2017 자랑스런NFRI人상 수상자 ‘윤시우 책임연구원’

 


2017 ‘자랑스런 NFRI人상’ 수상자 윤시우 책임연구원. 인터뷰가 진행된 도서관에서 고등학교 때 읽은 ‘코스모스’를 발견하고 반가워했다.
  

 한국의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초전도 핵융합장치 KSTAR는 차가운 금속 덩어리가 아닌 살아있는 유기물과 같습니다. 해마다 국내외 100명의 연구진들은 KSTAR라는 틀 안에서 이론/진단/실험이란 날실과 씨실을 교차 해 ‘플라즈마 성능향상’과 ‘고성능 운전모드 장시간 운전’, ‘선진 시나리오 개발’을 통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이라는 큰 그림을 완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KSTAR가 기존 핵융합장치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도전적인 연구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연구자들의 집단지성과 열정이 하나 된 팀워크가 있습니다. 그 팀워크의 중심에서 2008년 KSTAR 플라즈마 첫 발생 실험부터 지금까지 KSTAR 플라즈마 실험의 전 과정을 함께한 윤시우 책임연구원(KSTAR연구센터 고성능플라즈마물리연구부장)’을 만났습니다. 2017 ‘자랑스런 NFRI人상’ 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그 와의 대화를 통해 도전의 대명사, 핵융합연구자의 삶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수상 소식 바로가기 ☞ http://fusionnow.nfri.re.kr/post/word/768 

 

윤시우 책임연구원은 2018년 새해를 시작하는 시무식에서, 자랑스런 NFRI人상을 수상했다.


Q. 자랑스런 NFRI人 수상을 축하합니다. 직원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상이라 더 뜻 깊으시죠?
  우수한 연구를 수행하신 분들이 많은데 부끄럽습니다. 개인에게 주는 상이 아닌, 세계적인 성과를 도출한 KSTAR의 모든 연구원들에게 주신 상을 제가 대표로 수상했다고 생각합니다. KSTAR는 원년멤버, 신진멤버들이 함께 하며 해마다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모든 연구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Q. 고성능플라즈마물리연구부장의 다른 이름은 KSTAR 플라즈마 실험책임자인데요. 거대 과학 프로젝트를 이끄는 노하우가 있나요?
  고성능플라즈마물리연구부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35명이 3개 팀으로 구성돼 있어요. KSTAR는 고성능플라즈마, 장시간 운전이라는 큰 주제 아래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기에 전체와 개인이 조화를 이루는 프로젝트 관리가 중요합니다. 이론/실험/진단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진들이 열린 마음으로 토론하며 최선의 방향을 찾고 있습니다. 

 

Q. 전체와 개인이 조화를 이루고 선진연구를 수행하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10년 전만해도 소규모 조직이라 연구가 벽에 부딪치면 같이 밤샘도 하고 술자리 토론도 많이 했어요. 지금은 규모가 커진 만큼 과거의 클래식한 방식으로는 진행이 어려워요. 연구소의 핵심인 ‘연구’가 잘 되려면 연구원 모두가 수평적인 관계에서 스스럼없이 의견을 제시하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해요. 부장도 박사후연구원도 모두 다 같은 연구원이죠. 다행히 국가핵융합연구소 자체가 젊은 연구소인 동시에 구성원들도 젊은 편이어서 보다 유연한 사고가 가능한 것 같습니다. 저는 중간에서 구성원들이 자율성과 책임감의 균형을 이루고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꼰대부장은 되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는데,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어요.(웃음) 

 

KSTAR Weekly Science Meeting 모습. KSTAR 연구진들은 실험결과를 논의하고 국내외 최신 동향을 검토하는 세미나와 과학미팅을 수시로 진행한다.


Q. 과학자의 길, 그 중에서도 핵융합연구자의 길을 걷게 된 이유가 있나요?
  과학자란 꿈이 있던 건 아니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인 것 같습니다.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었는데, 어린 마음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립자나 우주 저편의 은하의 존재 여부를 과학적으로 검증해내는 방식이 아주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아마도 그때 처음으로 ‘과학자가 되어도 좋겠구나!’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에 입학하고, 군 입대를 했어요. 군에서는 하고 싶은 걸 못하다가 복학하니 공부가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홍상희 교수님이 지도교수셨는데 보이진 않지만 존재하는 입자들에 대한 연구가 흥미있었죠.

 

Q.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셨는데 한국과 독일 핵융합 연구의 차이가 있었나요?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 핵융합 장치가 없을 때여서 한국에서는 이론으로 석사를 마치고 독일 뮌헨 공과대학에서 핵융합 장치 아스덱스(ASDEX)를 이용한 실험 연구로 박사과정을 했어요. 고온고압의 플라즈마 운전 실험 데이터를 해석해서 물리적 현상을 밝히는 연구를 했는데 이론으로만 알고 있는 것과 실제 장치에서 구현하고 검증하는 것은 천지차이였죠. 핵융합의 궁극적 목표는 ‘발전(發電)’이기 때문이 이론을 장치에서 실험으로 검증하는 게 중요해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장치를 짓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한국에도 KSTAR가 있으므로 굳이 외국에 나가서 학위과정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Q. KSTAR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음을 언제 느끼셨나요?
  예전에 학회에 나가면 해외 연구자들이 저희를 볼 때 열심히 하는 후배가 성장하는 모습을 대견하게 바라보는 선배의 시선으로 대했다면 이제는 진정한 공동연구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어요. KSTAR를 통한 핵융합 연구 중간진입 전략은 확실히 성공했어요. KSTAR는 이미 고성능 플라즈마나 장시간 운전, 특히 삼차원 자기장을 이용한 물리 분야에서는 세계연구를 주도하고 있어요. 이제 중간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전략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Q. 국가핵융합연구소와 첫 만남은 언제셨나요?
  1995년 KSTAR 건설 계획이 발표됐어요. 공부를 마치면 KSTAR에서 일하고 싶었죠. 2003년 박사후연구원으로 한빛 장치에서 연구를 시작해 2006년 국가핵융합연구소에 합류했어요. 당시 초대 신재인 소장님을 비롯해 국내 핵융합의 대가들이 모두 계실 때였고, 권면 연구위원님이 면접관이셨어요. “잘 할 수 있는 게 뭐냐?”고 질문하셔서 “이론을 잘하시는 분도 많고 실험도 잘하시는 분도 많은데 두 개를 잘 연계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던 기억이나요.

 


KSTAR은 2008년 첫 플라즈마 발생 이래 해마다 세계가 주목할 연구성과를 도출했다.


Q. KSTAR 실험 전 과정을 함께 하며 가장 가슴 벅찼던 순간 3가지를 꼽아주세요. 
  2008년 7월 KSTAR의 첫 플라즈마 발생은 정말 굉장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뛰어요. 2010년 토카막 장치 최초로 H-모드 운전에 성공했는데, 가열장치 성능이 지금보다 안 좋았을 때 거둔 성과여서 큰 의미가 있고요. 2016년 플라즈마 70초 돌파는 KSTAR가 다른 핵융합 장치들 보다 높은 차원의 연구 단계로 들어섰음을 국내외에 알린 의미 있는 결과였어요.

 

Q.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꼽는다면요?
  2008년 KSTAR가 완공되고 시운전을 했는데 플라즈마가 켜지질 않았어요. 당시 연구소 안팎으로 ‘장치가 제대로 안지어졌다.’, ‘실력도 없는 나라에서 왜 이런 걸 하느냐’며 비난하기도 했어요. 연구진들 모두 초긴장 상태로 밤낮으로 원인 규명에 매달렸는데, 애초 설계한 자기장 값과 다른 자기장 값이 장치에서 나오는 걸 알았어요. 원인을 파악하기까지 2주간이 가장 피 말리는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이론과 실험이 모두 중요함을 절실히 느꼈죠. 준비도 더 철저히 하고 테스트도 더 철저히 해야 함을 깨달은 건 물론이고요. 10년 째 실험을 계속 하고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KSTAR는 그냥 켜면 켜지는 게 아니에요. 늘 준비가 필요해요.

 

Q. 실험 결과가 생각처럼 풀리지 않을 때, 해결책을 찾는 방법이 있나요?
  과학자들은 복잡한 현상을 단순화해 사람들을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해요. 마찬가지로 연구현장을 포함해 삶의 모든 영역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를 만나면 단순화하여 해법을 찾으려 합니다.   

 

인터뷰 중인 윤시우 책임연구원


 Q. KSTAR는 2017년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도출했는데요. 앞으로의 주요 계획 소개해 주세요.
  지난해 한국의 인공태양 KSTAR가 세계 핵융합 장치 최초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초기 운전에 필요한 장시간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전성(ELM‧엘름)제어와 장시간운전, 플라즈마 모양과 성능 등 4가지 조건을 동시에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KSTAR의 모든 연구는 핵융합 ‘발전(發電)’을 향해 가는 과정이에요. 여전히 플라즈마의 성능을 높이고 장시간 운전을 위해 연구해야 합니다. KSTAR의 탄생 이유이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다른 장치들이 이루지 못한 성과를 KSTAR가 먼저 이뤄내는 게 KSTAR의 목표이자 저의 목표이기도 해요.

 

Q. 연구자로서 KSTAR와 함께 꿈꾸는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간혹 ‘KSTAR로는 실제 핵융합 발전은 못하는 장치인데 왜 KSTAR가 중요하냐’고 물어보세요. 하지만 저에게 ITER를 할래? KSTAR를 할래? 물으면 지금단계에서는 전 KSTAR입니다. KSTAR는 핵융합 ‘발전’이 가능하도록 ‘확인’하고 ‘준비’하는 장치입니다. ITER나 K-DEMO는 완벽하게 검증된 이론과 시나리오로 ‘발전’을 실행해야 해요. KSTAR가 실험을 통해 좋은 성과를 도출할수록 ITER와 K-DEMO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핵융합 발전을 위해 KSTAR는 앞으로도 더 큰 역할을 해야하고요, 저 역시 KSTAR를 통해 중요한 원리를 더 많이 확인하고 싶습니다.


  ITER는 현재 2025년 첫 번째 플라즈마 실험에 들어가고, 약 2035년 실제 핵융합에너지를 발생하는 실험을 계획하고 있어요. 저는 2035년 그 때 ITER 현장에서 직접 플라즈마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윤시우 책임연구원을 비롯해 자랑스런 NFRI인들이 KSTAR와 핵융합의 내일을 만들어 간다. 

 

 윤시우 책임연구원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KSTAR 장치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면, 더 선진적이고, 더 우수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의 핵융합장치들이 다가서지 못했던 영역에서 선진적인 실험을 주도하며 핵융합 발전 가능성을 높여 갈 윤시우 책임연구원과 KSTAR 연구진의 활약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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