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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7

영화 속 우주선, 핵융합은 가능하다?

이하나   
https://fusionnow.nfri.re.kr/post/nuclear-fusion/813

영화 속 우주선, 핵융합은 가능하다?
더 빨리·오래 날아가는 플라즈마 추진 로켓

 

 

 ‘휠체어 위의 아인슈타인’.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지난 3월 타계했는데요. 그는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는 데 평생을 바쳤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직접 초소형 우주선을 가장 가까운 항성계인 ‘알파 센타우리’로 보내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 초소형 우주선은 빛을 반사하는 얇은 돛을 달고 있으며 지구에서 발사한 레이저 광선으로 비행합니다. 지구와 가장 가깝다고 해도 알파 센타우리까지의 거리는 무려 4.37 광년(약 25조km). 현재의 우주선으로는 약 3만 년이 걸리지만, 호킹이 제안한 개념으로 비행한다면 20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이처럼 심우주, 혹은 태양계 바깥의 먼 우주까지 여행하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로켓과 우주선이 등장해야 합니다. 화석연료가 아니라 새로운 연료, 새로운 방식의 로켓 엔진이 개발되어야 하죠. 오래, 멀리, 빨리 가는 ‘연비 좋은’ 로켓 엔진. SF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핵융합 추진 우주선은 과연 실현 가능할까요?

 


미국에서 연구 중인 ’퓨전 드라이븐 로켓‘ 개념도. <이미지 출처=유튜브 The Fusion Driven Rocket 영상 캡쳐>

 


◇ 왜 핵융합 추진 엔진인가?


“연비가 얼마나 되나요?”

 자동차 살 때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인데요.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일정한 연료로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느냐로 따집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열의 효율, 연료의 잠재적인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효율을 의미합니다.

 

 자동차만 그런 게 아닙니다. 우주로 사람과 장비를 운송하는 수단인 로켓도 마찬가지인데요. 로켓, 힘은 좋은데 사실 연비는 별로입니다. 지구 중력을 뚫고 우주로 날아갈 만큼 강력한 힘을 자랑하지만, 갈 수 있는 거리는 한계가 있죠. 무한정 연료를 싣고 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인류가 발을 디딘 곳은 달이 유일합니다. 아무리 빨리 가도 현재의 로켓으로는 화성까지 가는 데만 200일이 넘게 걸립니다.

 

 로켓도 결국 화학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인데요. 달과 화성을 자유롭게 오가고 그 너머까지 가려면 적은 연료로 더 빨리, 더 멀리 갈 수 있는 로켓이 필요합니다. 화학연료가 아니라 새로운 연료를 사용하는 로켓 엔진이 개발되어야 가능한데요. 적은 연료로 더 오래, 더 강력한 효율을 내는 에너지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하나 있죠? 바로 핵융합입니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에 등장하는 하늘의 항공모함.<이미지 출처=Comicvine>


영화 <마션>의 화성 왕복선 헤르메스호. 동력원은 플라즈마 엔진이다. <이미지 출처=FANDOM powerd by wikia>

 


◇ SF 영화 속 우주선의 동력원은?
 
 SF 영화를 보면 태양계는 물론 다른 은하계의 행성을 자유롭게 오갑니다. 물론 현재 사용하고 있는 화학연료 로켓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에는 하늘에 뜨는 거대한 항공모함이 등장하는데요. 동력원에 대한 별도의 설명은 없으나 퓨리가 캡틴 아메리카에게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일단 띄우면 내려올 필요가 없어. 스타크가 구형 터빈을 살펴보더니 몇 가지 제안을 해주더군.” 스타크는 <아이언맨>의 주인공이고, 아이언맨은 소형 핵융합 장치인 아크원자로를 가슴에 달고 다닙니다. 이런 스타크가 어떤 엔진을 제안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에는 원형 모양의 미래 우주선이 등장합니다. 주인공 쿠퍼는 ‘인듀어런스’로 불리는 이 우주선을 타고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다른 은하계의 행성을 찾아 나서죠. 인듀어런스호는 핵융합을 통한 플라즈마 엔진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세히 보기 ☞ 인터스텔라의 수많은 변수, 결국 핵융합에너지였다?!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원형으로 달려 있는 12개 모듈과 이 가운데 일부가 핵융합으로 플라즈마를 생산하는 소형 토카막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영화에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습니다. 영화니까 우리의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겠죠?   

 

 플라즈마 엔진 우주선이 등장하는 또 다른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입니다. 이 영화에는 화성 왕복 우주선 ‘헤르메스’가 등장하는데요. 헤르메스 호의 추진 기관은 이온 엔진입니다. 이온 엔진은 아르곤이나 제논 등의 가스를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 추진력을 얻는 엔진입니다.

 

자세히 보기 ☞ 헤르메스 호를 움직이는 비밀은 플라즈마에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인듀어런스호<이미지 출처=IMDb> 

 


◇ 연비 좋은 로켓 엔진 개발의 꿈

 

 이러한 핵융합이나 플라즈마 엔진이 SF 영화에서만 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 멀리, 더 빨리 갈 수 있는 로켓 엔진 개발은 인류의 숙원입니다. 우주개발을 시작하면서부터 화학연료를 대체할 로켓 엔진의 관심을 기울였는데요. 앞서 말한 것처럼 화학연료는 ‘연비’가 좋지 않기 때문에, 보다 좋은 연비의 우주선 동력원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실 현재 사용 중인 화학연료 로켓은 덩치에 비해 효율이 떨어집니다. 인류를 달까지 보낸 ‘역대급’ 로켓, 새턴-Ⅴ의 경우 총 질량이 3,000t을 넘었고요. 전체 질량의 90%는 액체연료와 이 연료를 태울 때 사용하는 산화제(액체산소)가 차지했습니다. 사실상 로켓 기체의 대부분을 연료와 산화제로 꽉 채우고도 그리 멀리 가지 못했고요. 속도도 지구 탈출 속도(초속 11km)를 내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렇다면 로켓 엔진에 핵융합 기술을 사용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적은 질량의 연료로 높은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고효율의 특성을 가진 핵융합 발전의 원리로 로켓의 질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핵융합에 필요한 연료를 우주공간에서 직접 채취하려는 연구도 시도되고 있지요. 두 번째는 연료를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 핵융합에서 사용하는 전자기파 기술로 가열해 더 높은 온도, 그러니까 더 높은 속도로 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15년 애드애스트라에 1,000만 달러를 투자했는데요. 이 회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바시미르(VASIMR, Variable Specific Impulse Magnetoplasma Rocket)가 바로 플라즈마 로켓 엔진입니다. 이 엔진은 수소로 100만℃의 플라즈마를 발생한 뒤 팽창시켜 엄청난 힘을 분출하는 방식입니다. 이 엔진은 시속 20만1,600km(초속 56km)의 최고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 속도인지 실감 나지 않는다고요? 지난 2015년 7월 NASA의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발사 9년 6개월여 만에 명왕성을 통과했는데요. 이 무인 탐사선의 속도는 시속 5만8,000km였습니다. 또 그동안 개발된 무인 우주선 가운데 가장 빠른 보이저호는 시속 약 6만km, 유인 우주선 가운데 가장 빨랐던 아폴로 10호는 시속 3만9,800km였습니다.

 


NASA의 지원을 받아 개발 중인 바시미르 로켓 엔진 개념도<이미지 출처=Ad Astra Rocket Company>

 


◇ 플라즈마 엔진 개발을 위한 다양한 도전

 

 플라즈마 엔진을 고안한 것은 꽤 오래전입니다. 핵분열, 혹은 핵융합을 활용한 로켓 엔진을 개발하고 싶은 욕심은 때때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낳기도 했는데요. 1946년 미국의 일부 연구진은 ‘핵무기를 우주선의 추진 동력으로 삼자’고 제안합니다. 이른바 ‘오리온 프로젝트’인데요.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핵폭발의 직접적인 충격파가 아니라 핵폭발로 기화한 플라즈마를 반사해 추진력을 얻는 방식이죠. 이론적으로는 몰라도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아이디어였습니다.

 

오리온 프로젝트 소개 동영상
퓨전 드라이븐 로켓 프로젝트 소개 동영상

 

 또 ‘다이달로스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1970년대 초 영국행성간협회(BIS)가 추진한 프로젝트로, 핵융합 로켓 엔진을 장착한 우주선을 건조하겠다는 것이었는데요. 태양계를 벗어나 항성 간 여행을 염두에 둔 그야말로 대우주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습니다. 핵융합을 통해 꺼지지 않는 강력한 플라즈마 엔진을 만들 생각이었는데요. 연구진이 예상한 속도는 광속의 12~13%, 순항 기간 50~100년, 도달 가능 거리는 약 10광년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당시 기술과 예산으로는 현실성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핵융합 기술이 발전하면서 조금씩 구체화하고 있는데요. 2013년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NASA의 후원을 받아 우주 전문기업과 함께 최대 시속 32만km로 날아가는 핵융합 로켓 엔진 개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퓨전 드라이븐 로켓(Fusion Driven Rocket) 프로젝트’인데요.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약 7,000만km 이상 떨어진 화성까지 한 달 만에 갈 수 있는 초고속 우주 로켓 개발이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영국행성간협회(BIS)가 추진한 다이달로스 프로젝트. <사진 출처=BIS>

 


◇ 핵융합, 영화속 상상을 현실로

 

 로켓 엔진은 연료를 고온·고압의 상태로 연소시킬수록 추진력이 향상돼 빨리, 그리고 멀리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화학연료 로켓 엔진은 아무리 온도를 높여도 수천℃ 상태로밖에 분출하지 못하죠. 하지만 플라즈마 엔진은 연료인 수소를 수백만℃의 플라즈마 상태로 분출하기 때문에 훨씬 더 빠르고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물론 영화에서처럼 한번 연료를 채우면 재충전 없이 먼 우주를, 아주 빠른 속도로 여행할 수 있는 로켓과 우주선이 등장하려면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핵융합 발전이 상용화되더라도 이것을 우주선 엔진에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니까요. 하지만 핵융합 에너지에 필요한 다양한 연구는 이런 미래를 앞당기고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핵융합 기술은 인류에게 깨끗하고 무한한 에너지를 제공할 뿐 아니라 미래에는 우주를 향한 인류의 발걸음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습니다. 달과 화성을 넘어 더 먼 우주 탐사까지 앞당기는 유력한 수단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요. 물론 핵융합 엔진 상용화는 아직 먼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꾼 것은 작은 상상과 시도였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핵융합 로켓 엔진을 장착한 우주선이 심우주를 향해 비행하는 날을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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