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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5

KSTAR 경험으로 ITER를 완성한다 - ITER 핵융합로 조립 이끄는 양형렬 박사

이하나   
https://fusionnow.nfri.re.kr/post/peoples/529

 

 

 

“KSTAR는 ITER장치의 축소판이죠. 세상 어디에도 없던 초전도 토카막을 성공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핵융합 상용화를 위해 한 번 더 도전하겠습니다.”
‘KSTAR 이후 내 인생에 토카막 조립은 이제 더 이상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공언했던 양형렬 박사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국제기구의 부름을 받고 6월 10일 프랑스로 출국했다. ITER국제기구는 토카막 장치 조립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토카막 어셈블리 프로젝트 매니저’로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양형렬 박사를 택했다.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한 초전도 토카막 장치 KSTAR의 조립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그의 경험과 능력을 높이 산 것.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양 박사는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한테 목숨을 바친다”는 말로 출사표를 대신했다.

   

■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하는 게 맞다”


 1996년 국가핵융합연구소에 입사한 양 박사는 2007년 완공된 KSTAR 장치 조립 과정을 직접 현장에서 진두지휘한 장본인이다. KSTAR 조립이 끝난 후에도 장치의 성능고도화 작업을 지휘해 온 만큼 초전도 토카막 장치를 세상에서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하나로 꼽힌다. 평소에는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KSTAR 조립 당시 그와 함께 작업한 동료들은 그를 ‘깡패 같았다’고 평했다. 작은 부품 하나, 공정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고, 전체 공정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긴장감이 그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덕분에 단 한 번의 인명사고 없이 KSTAR조립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누군가가 해야 한다면 해 본 사람이 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초전도 토카막 장치의 퍼스트 무버였던 KSTAR의 조립은 매 순간 결정과 책임이 따르는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그 결과 엔지니어로서 자긍심과 영광을 얻었습니다. 힘들어도 KSTAR 만큼이야 하겠어요?” 양 박사가 ITER행을 결정한 이유이자 그에게 축하와 격려를 건네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각오다.

 

2007년 한국·미국·러시아·일본·중국·인도 등 6개국과 유럽연합(EU)이 시작한 ITER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과학 프로젝트다. ITER 핵융합로가 완성되려면 최소 10년 이라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선진 7개국의 자원이 모이는 만큼 잘 될 수 밖에 없다는 믿음도 있다.

 

ITER가 양 박사에게 요구하는 미션은 명확하다. 교착상태에 빠진 프로젝트가 실현되도록 힘을 모으고 장치건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라! “KSTAR와 ITER는 장치 목표가 각각 연구와 상용화로 차이가 있는 만큼 ITER 현장에서는 긴장의 강도가 더 높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는 그의 말에서 고난이 예견된 길을 향하는 의연함이 엿보인다. 

 

 

<2015 IBF(ITER Business Forum)에서 KSTAR 조립 과정을 소개하는 양형렬 박사>

 

■ “예상 가능한 모든 문제를 대비해야 한다!”


현재 프랑스 카다라쉬 지역 40㏊에 달하는 광대한 평야에는 철근과 기둥을 쌓아 올리는 공사가 한창이다. 건설현장 중심에는 ITER의 핵심시설 중 하나인 토카막이 들어설 발전소동이 자리해있다. 지하 3층, 지상 7층 규모의 발전소동은 현재 지하 1층까지 지어졌다. 발전소동 한가운데는 원형으로 텅 빈 상태다. 바로 높이 30m, 폭 30m에 무게가 2만3000t에 이르는 핵융합로가 장착될 부분이다. KSTAR와 건설과정과 비교하면 지난 2002년과 2004년 국가핵융합연구소에 특수시험동이 완공되고 장치조립을 위한 보조장치가 건설됐던 단계와 비슷하다. 일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면 2017년에는 ITER 주장치 조립을 위해 높이 22m, 폭 20m에 달하는 거대 구조물인 메인지그(JIG)가 들어서게 된다. 발전소동에 처음 들어가는 시험시스템이자 한국이 조달하는 물품이다. 이후 2019년부터 약 5년간 본격적인 핵융합로의 조립이 진행되게 된다.

 

“핵융합로 조립은 ITER 프로젝트의 일정과 비용이 직결되는 마지노선입니다. 때문에 ITER 핵융합로를 성공적으로 건설하려면 각 시스템의 조립성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일정 계획을 잘 세워야 합니다.”

 

그는 토카막 핵융합로 건설을 양파에 비유했다. 구조물이 겹겹이 쌓이는 형태인 토카막의 특성 상 공정 초기에 작은 부분 하나라도 잘못되면 나중에 해결하기가 어렵다. 핵융합로의 조립을 책임지는 총괄 엔지니어는 모든 부품의 간섭과 주변에 미치는 영향울 꿰뚫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예상 가능한 모든 문제를 대비해야 한다.

 

양 박사는 프랑스 현장에 도착하면 가장 현실적인 기준으로 스케줄을 검토할 계획이다. 물론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동료들이 ‘HL. Yhang이 이야기 하면 이유가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신뢰를 먼저 쌓아야죠.” 양 박사가 생각하는 리더십은 신뢰 위에서 탄생한다. 성공적인 ITER 핵융합로 조립을 위해서는 유럽인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의 합의를 바탕으로 일을 추진하는 것이 관건이다. 국제협력 사업의 특성상 신뢰형성과 합의도출이 어려운 과제이지만 반대로 문제 해결을 위해 모범을 보이고 신뢰를 쌓으면 쉽게 추진되리란 기대다.

 

   

 

■ “리더로서의 혜안과 엔지니어로서의 자부심이 가장 큰 보상”


“제 자신을 믿고 동료들을 믿습니다. 하지만 저를 믿지도, 동료들을 믿지도 않아요.” 모순 같은 말이지만, ITER 총 조립에 임하며 자신의 지식과 동료들의 협동심을 믿는 만큼 예상치 못했던 위험요소가 발생할 수 있음도 간과해선 안 됨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그는 KSTAR 프로젝트가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삼국지를 읽으며 핵융합 연구에 몸담기로 결심한 초심을 떠올렸던 당시를 회상했다. 물러날 때 물러나고 나아갈 때 나아갈 수 있는 사람, 하나의 뜻을 맺으면 주변을 안돌아 보는 사람, 삼국지 모든 전투에서 유일하게 승리했던 조자룡은 그가 ITER 생활에서 참고할 교과서이기도 하다. 그는 KSTAR의 조립을 이끈 경험을 살린다면 ITER가 지금보다는 나은 방식으로 가게 될 것임을 확신했다.
“한국에 돌아올 땐 모두가 존경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습니다.” 어려운 프로젝트를 이끈 결과로 앞을 내다보는 리더로서의 혜안과 중요한 일을 해낸 엔지니어로서의 자부심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면, 이만한 보상이 또 있을까?
 
KSTAR와 동고동락하며 한국의 핵융합 발전을 이끈 지난 20년 중 양 박사에게 가장 감동적인  시간은 2007년 6월 13일 KSTAR가 첫 플라즈마를 발생한 순간이다. 마이크에 대고 ‘달성했습니다’라고 발표하는데 눈물이 나서 갑자기 뒷말을 잇지 못했다. 누군가에겐 단순한 1초에 불과한 그 시간을 위해 인류가 개발한 모든 최첨단 기술과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동원됐다. 이제 앞으로 10년 후 ITER 핵융합로가 첫 플라즈마를 발할 그 순간을 위해 자신의 능력은 물론 국내외 모든 역량을 총결집 할 양형렬 박사의 힘찬 발걸음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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