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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2

후배에게 전하는 진솔한 이야기 - KSTAR 연구센터 추용 책임연구원

이하나   
https://fusionnow.nfri.re.kr/post/peoples/698

 

 

※해당 인터뷰는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중앙대 대학원 공동 소식지 편집부의 요청에 의해

연세대 동문인 핵융합(연) KSTAR 연구센터 추용 책임연구원이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보내는 진솔한 이야기입니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랩타임즈 Vol.3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랩타임즈 바로가기 : http://times.gsalab.co.kr/ 

 

 

 

l  현재 근무하시는 회사에 대하여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대전 연구단지 내에 위치한 국가핵융합연구소라는 정부출연연구소입니다. 이곳에서는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핵융합에 관련된 연구가 핵심 연구로써 수행중입니다. 핵융합발전은 온실가스의 배출이 없고 바닷물에 거의 무한한 양으로 존재하는 중수소를 연료로 이용하기 때문에 환경 문제와 자원 고갈 문제라는 인류가 처한 두 가지 중요한 이슈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핵융합연구는 천연자원이 없고 에너지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에너지 수입국에서 에너지 수출국으로 전환하여, 국가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난제들을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 를 이용하여 다양한 핵융합 물리 및 공학 문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핵융합 발전의 실증연구를 위해 현재 프랑스 남부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7개국(우리나라, 미국, 러시아, 일본, 유럽, 중국, 인도)이 공동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International Tokamak Energy Research)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KSTAR와 ITER를 바탕으로 상용 핵융합로를 개발하기 위한 선행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핵융합 파생기술인 물질의 네 번째 상태인 플라즈마를 이용한 다양한 산업응용분야에도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l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대학원생들에게 소개해 주신다면?


 먼저 핵융합 발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억 도에 이르는 높은 온도의 플라즈마를 가두고 오랜 시간동안 유지하는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수억 도에서는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이 융해되기 때문에 플라즈마를 가둘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하여 대형 용기 안에서 부양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초전도 자석 및 극저온 기술이 필요합니다. 또한 핵융합 반응이 가능한 수준으로 온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 플라즈마 가열 및 제어 기술, 플라즈마의 물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진단측정 기술, 그리고 초고온 플라즈마 환경에 견디는 재료 기술 등이 주요 연구 분야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국가핵융합연구소 KSTAR 연구센터는 KSTAR 장치를 이용하여 당면한 기술적인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조직입니다. KSTAR 장치는 약 10여년의 건설 기간을 거쳐 2007년에 완공하고 2008년에 최초의 플라즈마를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핵융합 물리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많은 성과를 달성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 KSTAR 장치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KSTAR 장치 운영은 1년 단위로 진공배기 단계, 극저온 냉각 단계, 장치 시운전 단계, 플라즈마 실험, 장치 승온단계, 유지보수 단계라는 사이클로 운영됩니다. 진공배기 단계에서는 핵융합을 위한 플라즈마를 가두는 진공용기와 영하 269의 극저온에서 운전되는 초전도자석을 가두는 저온진공용기를 고진공상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고성능 플라즈마를 유지하고 안정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진공용기로의 외부 공기 유입이 없도록 해야 하며, 진공용기 내부의 재료로부터 불순물 유입이 최소화되도록 세밀한 내부 세정작업이 수행됩니다.

 

 냉각 단계에서는 300톤에 이르는 KSTAR 초전도자석을 헬륨을 이용해 상온에서부터 영하 269도까지 냉각시키게 됩니다. 이를 위해 현재 동양 최대의 냉동능력을 갖는 헬륨냉동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자석 구조물의 구조적 결함을 최소화하도록 시간당 1도 정도로 냉각시키기 때문에 대략 20 여일 소요됩니다.

 

 냉각 후 초전도자석의 시운전, 플라즈마 진단 센서 보정 등 플라즈마 실험을 위한 시운전 단계가 완료되면, 대략 3개월간 플라즈마 실험이 수행됩니다. 플라즈마 실험 단계가 완료되면 초전도자석을 상온으로 올린 후, 다음 캠페인을 위해 장치의 유지보수 및 성능향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년 국내외의 수백 명의 연구 인력이 KSTAR 장치 운전 및 실험에 투입되는만큼 세밀하고 안전하게 장치를 점검하여 운영하는 것이 주요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


l  사내 스터디 모임 등 지속적 연구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는지?


 KSTAR 장치의 운영은 다양한 분야 연구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진공 및 진공세정 분야, 초전도자석 분야, 플라즈마 가열분야 등 각 분야의 연구자들이 그룹이나 팀이라는 물리적인 조직으로 KSTAR 장치의 운영 및 성능향상을 연구하고, 이로부터 나온 주요 연구결과를 국내외 학술대회를 통해 발표하여 공유하면서 다른 장치의 최신 연구동향을 파악합니다. 또한 새로운 기술적인 이슈가 발생하였을 경우 관련 내부 연구자들이 Task Force를 조직하여 해결책을 모색하는 연구 활동들이 매우 자연스럽게 진행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외 연구자와의 교류도 Fusion Energy Conference (FEC), Symposium on Fusion Technology (SOFT) 등의 국제학술대회나, 핵융합 연구 분야별 전문가 워크숍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미래에너지의 개발이라는 인류 공동의 목표를 위해 국적을 초월한 범세계적인 공동연구의 장이 형성되어가고 있는 추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l  현재 근무하시는 회사(연구소)를 최종 선택하게 되신 동기는?


 제가 대학원 박사과정으로 있었던 1996년부터 당시 삼성종합기술원이 주관하고 있던 KSTAR 초전도자석 개발 과제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KSTAR 초전도자석 보호 시스템 개발을 주제로 2000년 8월에 박사학위를 받게 된 후, 운이 좋게도 삼성종합기술원에 입사하여 KSTAR 초전도자석 연구를 계속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 후 KSTAR 초전도자석 개발 과제가 당시 KSTAR 프로젝트 총괄 기관이었던 기초과학지원연구원으로 이관되면서 출연연구소로 이직하게 되었고 핵융합 전문 연구 기관인 현재의 국가핵융합연구소에 몸담고 일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동기가 있어 현재의 직장을 선택한 것은 아니고 제가 하고 있었던 일을 선택하니 현재의 회사에 와있게 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l  회사(연구소)에서 근무하시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2007년에 제가 담당했던 분야인 KSTAR 초전도자석의 퀜치 검출 시스템이 설치되고 시운전이 완료되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장치는 현재까지도 초전도자석의 안정적인 운영에 필수적인 역할을 계속 하고 있는데요, KSTAR에 사용된 초전도자석은 현재까지도 국내에서 제작된 자석 중 가장 큰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자석이고, 제작비도 수백억에 이르기 때문에 초전도자석을 손상 없이 운영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그 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l  대학원 때 연구주제와 현재 회사(연구소)에서 하는 주제와의 연관이 있는지?


 대학원 때 전공했던 것은 초전도자석 응용 분야였습니다. 박사과정 중 KSTAR 프로젝트에 연구원으로써 참여하게 되었으니, 그 때부터 지금까지 20년 이상 KSTAR 장치와 씨름을 하고 있는 중이네요. 하지만 초전도자석 분야만 하더라도 초전도재료의 성능이 더욱 좋아져 초전도자석의 설계 개념이 계속 바뀌고 있고, 초전도자석 주변 장치들, 예를 들어 초전도 자석의 건전성 진단장치 등도 기술적 진화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잠시라도 연구활동을 게을리 하면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가지 못하므로 20년이 지났어도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l  업무분야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과 그로 인하여 가장 보람을 느끼셨을 때는?


 핵융합이라는 거대 과학 분야는 다양한 분야 기술의 유기적 접목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각자가 담당했던 것은 전체를 볼 때 매우 일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개개인의 유기적인 협조가 없다면 결코 이 거대한 장치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2008년 KSTAR 장치에 1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최초 플라즈마가 발생했습니다. 이 짧은 빛이 우주의 태동을 알리듯 한국의 핵융합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 순간이 아마 KSTAR 건설에 참여했던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l  10년 후의 모습은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직업인으로 살다보면 회의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10여년 전, KSTAR 장치의 완공을 앞둔 시점에서 이 일이 끝나면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습니다.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부담감, 주관적인 생각이겠지만 일에 대한 부족한 보상, 그리고 일이 끝났을 때 새로운 업무에 대한 불확실 성 등등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었던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10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확실한 것은 육체적, 정신적 부담감으로 인해 하는 일을 소홀히 한 적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10년 뒤 쯤이면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디딤돌 삼아 후배 연구원들이 이를 바탕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도록 열심히 노력하는 한 명의 선배로 남아있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추용 책임 연구원>


l  대학원에 재학 중인 과학기술계 후배들에게 꼭 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과학기술계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은 연구 수행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도전적인 자세를 가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현실에 안주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항상 미래를 보면서 도전적으로 정진하는 여러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여러분보다 조금 일찍 사회에 진출한 선배로서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생각나는 몇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어떤 일을 할 때 비록 그 일이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하더라고 끝가지 가도록 노력하십시오. 너무나도 잘 알 듯이 직장을 포함한 어떠한 공동체에서도 자신이 잘하고 원하는 일만을 할 수는 없습니다. 때론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할 시기가 반드시 옵니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면 즐기면서 해라라는 말도 있듯이 이왕 주어진 일이라면 즐기면서 책임감 있게 일을 완수하도록 하십시오. 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던지 최종적으로 나온 결론이 속된 말로 허접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와 지식뿐만 아니라 좀 더 성장한 자기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에서 공부하고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저를 포함해서 실패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은 특히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실패를 부끄러이 여겨 감추게 되고 성공한 것만 보여주는 것일 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는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시도하십시오. 그리고 실패하십시오. 실패를 알리시고 도움을 받으십시오. 그리고 다시 시도하십시오.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도움을 받았다면 도움을 주십시오. 쉽게 보이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직장에서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실패를 부끄럼 없이 남들과 공유할 때 사람들로부터 적극적이면서도 보람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더 진보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휴먼 네트워크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단기적 성과를 우선시 하는 직장, 그리고 온갖 잡일을 포함한 업무로 겹겹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여유를 갖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업무 진도도 나가지 않는데 몸과 마음은 이미 피폐해져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러다 보면 자연히 친구를 만날 여유도, 소통을 할 동료도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사람은 위로 받고 싶어 합니다. 서로서로 위로 받고, 위로 할 수 있는 인간적인 모임을 반드시 가지고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운동모임도 좋고, 정기적 사교 모임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삶에 활력이 넘친다면 그것이 피드백 되어 반드시 업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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