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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0

[인터뷰] 1억℃ 핵융합로 달굴 신기술로 국제학회 ‘신진과학자상’ 수상, 위현호 선임연구원

이하나   
https://fusionnow.nfri.re.kr/post/peoples/701

 인공태양 KSTAR의 온도를 1억℃까지 높이는 새로운 가열 방법이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고온의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가열하는 기술은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관문 중 하나인데요. 전세계 플라즈마 연구자들이 최신 연구성과를 교류하는 국제학회 ‘2017 RFPPC (22nd Topical Conference on Radio Frequency Power in Plasmas)’에서 국가핵융합연구소 가열전류구동연구팀의 위현호 선임연구원이 신진과학자상(Best Young Researcher Poster Award)을 수상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위현호 선임연구원

 

 프랑스 엑상 프로방스를 무대로 열리는 RFPPC는 지난 반세기 동안 플라즈마 분야의 협력과 발전을 이끈 산실입니다. 신진과학자상은 플라즈마 고주파 가열 및 전류 구동 분야 연구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젊은 연구자 1인에게 수여 되는데요. 위현호 선임연구원은 5월 30일부터 3일간 진행된 이번 학회에서 신개념 가열장치인 헬리콘 시스템을 주제로 (발표제목: Development of a high power helicon current drive system for KSTAR plasmas) 발표해 수상의 영예를 얻었습니다. 국제무대에서 연구의 우수성과 장래성을 인정받은 위현호 선임연구원을 소개합니다. 

 

 

● 신개념 가열장치 헬리콘…핵융합 상용화로 가는 새로운 길

 

 “개인의 연구성과가 아닌 신개념 핵융합 가열장치인 헬리콘(helicon)에 대한 세계 연구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에요. 무엇보다 세계 최고 핵융합 장치로 인정받는 KSTAR에서 진행된 실험이었기에 기대치가 더욱 높아졌고요.”

 

 축하인사를 건네자 KSTAR 장치의 우수성 덕이라며 공을 돌리는 위현호 박사. 그는 “RFPPC에서 핵융합에 관한 전공 책을 쓰신 분들, 흔히 말하는 플라즈마의 대가들을 직접 만나 큰 감명을 받았다”며 “연구자로서의 내일을 설계하는데 자극이 되었다”고 말했다. 갓 대학을 졸업한 듯 앳된 얼굴이지만 연수학생부터 시작하여 박사후연수원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가핵융합연구소에 몸 담은지 4년차 연구원으로 자세가 다부지다. 

 

 헬리콘은 고밀도 고압 플라즈마 전류구동에 적합한 신개념 가열기술이다. 2010년대 러시아의 부도빈 박사가 이론적 배경을 제공했지만 실제 핵융합장치에서 실험한 사례는 KSTAR가 처음이다. 곧이어 러시아의 연구자들과 KSTAR의 젊은 연구자들이 의기투합해 KSTAR를 대상으로 탐색연구를 시작했다. 위현호 박사는 최근 4년 동안 헬리콘파를 전달할 신개념 안테나 시스템을 설계하고 기초실험한 내용을 논문으로 발표했다. 헬리콘 전류구동 장치의 구조와 구성, 성능, 그리고 향후 연구개발 계획이 주요 내용이다.

 

 “핵융합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전기생산이지요. 실험단계를 넘어 상용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핵융합로가 연속 운전해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핵심 기술 중 하나가 전류구동입니다.” 핵융합 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핵융합 반응에 필요한 플라즈마 온도가 최소 1억℃ 이상 올라가야 한다. 핵융합(연)은 2007년 KSTAR 완공시 중성입자빔 가열장치(NBI: Neutral Beam Injection)를 기본 가열장치로 채택했으며, 이후 LH파전류구동장치(LHCD: Lower Hybrid Current Drive), 이온공명가열장치(ICRF: Ion Cyclotron Range Frequency), 전자공명가열장치(ECH: Electron Cyclotron Heating)를 추가로 설치했다. 물을 끓일 때 가스렌지, 전자렌지, 커피포트, 화로 등 가열 방식에 따라 효율과 경제성이 다르듯 핵융합 분야에서는 최고 효율의 플라즈마 가열방식을 찾기 위한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앞서 소개한 4가지 방식은 30~40년 전부터 각국의 핵융합 장치에 채택돼 성능을 개선해 왔다. 신개념 가열방식인 헬리콘 장치는 향후 DEMO와 유사한 플라즈마 운전조건에서 기존 가열방법 대비 높은 전류구동 효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2015년부터 KSTAR에서 실증 연구를 진행 중이다. 

 

위현호 선임연구원이 수상한 '신진연구자상'

 

● KSTAR로 이론적 검증 마치고 K-DEMO 채택 목표

 

 “최고 성능의 초전도 핵융합로인 KSTAR가 선도적으로 헬리콘 장치를 채택했어요. 헬리콘 방식은 이론적으로는 장점이 많은데 실제 장치에서도 구현이 가능할지는 예측불가였죠. 지금은 출력을 수백 kW급으로 높여 2단계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위현호 박사는 “과학적 연구는 이론적 예측을 거쳐 실험적 확인이 가능해야 하지요. 또한 현재는 KSTAR를 통해 헬리콘 장치의 이론을 검증하고 연구하는 단계예요.’라고 말한다. 과거 연구를 통해 자전거를 개발했다면 현재는 오토바이를 연구하는 과정이며, 최종 목표는 성능 좋은 자동차 출시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헬리콘 연구는 2013년 핵융합(연) 당시 ICRF 가열장치 분야를 담당했던 연구원들과 함께 광운대학교의 공동연구로 더욱 구체화 되었다. 당시 광운대학교 전파공학과 안테나연구실에서 석·박사통합과정생으로 통신안테나를 연구하던 위현호 박사는 한국연구재단의 “핵융합 플라즈마 가열용 UHF 고속파 안테나 연구” 과제에서 안테나 제작 부분을 담당했다. KSTAR에서 안테나는 플라즈마가 있는 위치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휴대전화 안테나가 고장 나면 전화가 안 되듯 가열장치의 안테나가 에너지를 전해주지 않으면 플라즈마를 가열할 수 없게 된다.

 

 학생시절 위현호 박사는 주변 연구진들에게 지도를 받으며 안테나 개발에 매진했다. 실험결과는 긍정적이었다. 박사 학위를 마친 위현호 박사는 2015년 핵융합(연)에 박사후연수원으로 합류해 실험 규모를 키워 본격적으로 연구 활동을 펼쳤다. 산업용 안테나 연구에서 기초과학 성격이 강한 핵융합으로의 이적이었다. 

 

헬리콘 장치의 특성과 원리를 설명하는 위현호 박사 

 

● 핵융합 연구는 끊임없는 협업의 과정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연구하고 협력하는 과정은 흥미로움 그 자체였어요. 핵융합연구소가 아니면 이런 국가적, 국제적인 프로젝트에 발 담그지 못했을 거예요,”

 

 연수학생 신분으로 접한 연구소 문화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학교는 지도교수를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지지만 연구소에서는 관리 및 책임 하에 자신 만의 연구장치와 연구주제가 있기에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연구를 주도해야 했다. 더욱이 헬리콘 연구는 세계적으로 사례가 없었던 만큼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었다.

 

 “분야를 막론하고 연구가 한 번에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많은 준비를 거쳐 실험을 진행해도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를 거치죠. 학생시절 지도교수님께서는 오히려 한 번에 성공하는 걸 경계하라고 하셨어요. 실패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는 수많은 변수를 놓치기 때문이라고 하셨지요.” 사실 단계별 연구를 시작하면서 지난해 장비 고장으로 실험이 중단됐었다. 당시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고장의 원인을 파악하고 설계를 보완해 더 우수한 연구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핵융합 연구자로서 갖춰야 할 자질을 묻자 그는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설득하고 토론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대학교 시절 우연히 시작하게 된 아르바이트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의 모습은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설명하고 논하는 일을 유쾌하게 생각하고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맞고 틀리고,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를 즐긴다. 끊임없는 협업의 과정인 핵융합 연구에 안성맞춤이라나! KSTAR는 각 장치가 유기적으로 연결해 성능을 낼 수 있는 만큼 혼자만의 연구가 아닌 기관의 협동연구, 나아가 국제 협력이 어느 분야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위현호 박사는 스스로를 이제 막 연구자로서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라 말한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한걸음 한걸음 묵묵히 걸으며 ‘RFPPC’에서 만난 60~70대 연구자들처럼 헬리콘 연구에 헌신하며 일가를 이루고 싶다는 꿈도 갖고 있다.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위현호 박사의 얼굴은 바로 지금 우리 대한민국 젊은 과학자들의 모습이다. 그의 바람처럼 헬리콘 연구가 KSTAR를 넘어 핵융합 상용화에 기여하고, 그 역시 ‘RFPPC’에서 만난 대가들처럼 핵융합계의 거목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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