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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9

부쩍 가까워진 '플라즈마', 알고보니 이유가?

이하나   
https://fusionnow.nfri.re.kr/post/plasma/696

부쩍 가까워진 ‘플라즈마’, 알고 보니 이유가…?    
플라즈마 기술 산업·일상 문제 해결 특급도우미로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농·식품 분야로 응용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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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플라즈마를 이용해 녹조와 적조를 친환경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이 개발돼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고순도 다이아몬드를 정제하고, 표면 처리를 위한 용사코팅에도 플라즈마 기술이 적용됩니다. 형광등과 네온사인에 쓰이던 플라즈마는 이제 반도체 공정과 디스플레이 분야를 넘어 환경, 에너지, 의료, 농·식품 등으로 응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플라즈마가 우리의 일상과 가까워지고, 플라즈마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질수록 분주해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국가핵융합연구소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센터장 유석재)인데요. 전라북도 군산시 국가산업단지에 둥지를 틀고 있는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를 찾아 산업체와 일상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플라즈마의 세계를 만나보았습니다. 

 

<군산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전경>

 

◇단순 기술 이전에서 산업체 필요로 하는 기술 연구개발 

 

“저희는 정수기를 만드는 회사인데요. 요즘 플라즈마 기술을 적용한 정수기를 만들 계획인데 저희가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홍삼을 재배하는 농가입니다. 혹시 플라즈마로 홍삼을 더 많이 수확하거나 더 오래 보관할 방법이 있을까요?”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에는 이런 전화가 하루에도 몇 번씩 걸려온다. 전화 문의만 응대하는 전담직원을 따로 둘 정도로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 개소하고 2~3년 동안은 한 달에 1~2건이 전부였다. 그만큼 플라즈마가 소비자들의 일상과 가까워졌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니 플라즈마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의 적극적인 기술 자문과 기술 이전도 한몫했다. 사소하게 들려도 일단 만나서 상담을 한다. 뜻밖의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큰 관심을 끌었던 ‘이동형 녹조·적조 제거 장치 개발’도 관련 업체의 문의를 연구자들이 허투루 듣지 않고 관심을 기울여서 나온 결과였다.

 

 해당 업체는 특장차 전문 회사였다. 녹조나 적조 제거 장치에 관심이 많았고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연구진이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기술이전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의 수(水) 처리 기술과 해당 업체의 특장차 제조 기술이 만나 녹조·적조 제거용 친환경 플라즈마 모듈을 탑재한 이동형 녹조·적조 특장차 개발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실험 장치를 점검하고 있는 윤정식 박사> 

      
윤정식 부센터장은 “우리가 도와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많이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저희가 플라즈마 관련 원천 기술은 갖고 있지만, 이 기술이 적용된 응용 제품을 만들지는 못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떤 제품에 플라즈마 기술이 필요한지 사실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업체에서 먼저 찾아오고 문의를 해오면서 ‘아, 이런 곳에도 쓰일 수 있구나,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플라즈마 소스나 데이터가 필요하구나!’ 알게 되는 거죠.”

 


◇산업체 즉시 사용 가능한 플라즈마 기술 속속 개발

 

 대표적인 사례가 전북대 임연호 교수팀 등과 공동으로 개발해 기술이전까지 마친 플라즈마 반도체 공정해석용 3차원 소프트웨어(K-SPEED). 대기업에서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임연호 교수는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무작정 국가핵융합연구소를 찾았다(당시에는 센터가 한 개 부서에서 플라즈마를 연구하고 있었다).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플라즈마 물성 데이터베이스(DB)를 얻기 위해서였다. 그때 만난 연구자가 바로 윤정식 부센터장이었다. 

 

 플라즈마 물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반도체 공정에서 필요로 하는 플라즈마 물성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때부터 공동연구가 시작됐고, 7년간의 오랜 연구 끝에 정확한 플라즈마 물성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 공정용 플라즈마 장치의 공간 평균 시뮬레이터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2016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에 선정되기도 했다.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실험실 모습>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개소 이후 산업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또 하나의 대표적인 연구 성과는 전도냉각형 초전도 ECR 이온원(SMASHI; Superconducting Multi-Application Source of Highly charged Ions, 전도냉각형 초전도 전자사이클로트론 공명 이온 발생장치) 개발이다. 연구진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네 번째 전도냉각형 초전도 ECR 이온원을 개발해 의료·산업 장치에 활용 가능한 고전하 중이온 빔을 인출하는데 성공했다. 플라즈마와 물질의 상호 작용 분석 데이터를 이용해 산업 현장에서 즉시 응용할 수 있는 플라즈마 해석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이 역시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플라즈마 기술 이전 분야

 

 산업체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의 기술 이전도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플라즈마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이동형 녹조·적조 제거 장치 개발에 앞서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는 지난 5월 초 용사코팅용 재료 분말의 유동성을 향상할 수 있는 플라즈마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국내 기업에 이전했다. 센터에서 개발한 이 기술은 5~25마이크로미터(μm) 크기 용사분말의 유동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어, 그동안 불가능했던 미세 분말을 활용한 고품질의 용사코팅(분말 상태의 재료를 부품의 표면에 분사하여 입히는 기술)을 가능하게 한다.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실험실 모습> 


 또 지난 3월에는 플라즈마를 이용한 고순도 나노다이아몬드 정제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나노다이아몬드는 경도와 열전도도가 뛰어나 각종 산업 분야에서 주목받는 소재이지만 흑연을 폭발시키는 방법으로 제조해 불순물 제거 및 정제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나노다이아몬드 분말에 플라즈마를 쏘여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의 화학처리 없이 30분 이내에 정제할 수 있고 고순도 다이아몬드 패턴을 원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적극적으로 산업계에 필요한 플라즈마 기술을 이전하고, 또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플라즈마 기술을 연구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된 것은 센터로서의 위상을 구축했기 때문이라는 게 윤 부센터장의 설명이다.

 

“센터가 설립되면서 역할도 많이 달라지고 일하는 마음가짐도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외부에서도 더 요구가 많아지고, 저희 자신도 독자적으로 국내 플라즈마 기술의 구심점이 되자는 각오를 다지게 되는 거죠. 특히 우리의 기술만 일방적으로 산업체에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체나 학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필요한 하는 연구를 하게 되니까 역할이 더 커졌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플라즈마 기술의 농식품 분야 활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실험을 위해 센터에서 직접 키우고 있는 인삼>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 농·식품 산업 미래 연다
    
 최근 플라즈마 기술로 또 다른 혁신이 기대되는 분야는 농·식품 산업이다. 플라즈마는 산업 발전과 시대 변화에 맞춰 활용 분야가 바뀌어왔다. 초기에는 주로 표면 처리나 코팅 공정 등에 적용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이 성장하면서 황금기를 맞는다. 실제 초고집적도 반도체 제조 공정의 70% 이상은 플라즈마 공정으로 이루어진다.

 

 이후 태양전지나 저급탄 가스화와 같은 에너지 분야, 공기 및 물 정화와 같은 환경 분야 등으로 확장되었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바이오 산업의 발전과 함께 의료 분야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이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의료 분야는 임상이라는 높은 진입 장벽이 있어 주로 치과, 피부과 장비 등 제한적으로 플라즈마 기술이 적용되는 추세이다.

 

 하지만 농·식품은 플라즈마 기술 적용 연구의 미개척 분야에 가깝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플라즈마 기술 전문연구기관을 설립하고, 또 이곳에서 농·식품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이와 달리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는 혁신기술연구부 산하에 플라즈마바이오연구팀과 플라즈마발생원연구팀을 두고 농·식품 분야에서의 플라즈마 활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플라즈마 기술의 농·식품 분야 활용에서 선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농식품 분야 플라즈마 기술을 설명하고 있는 오재성 플라즈마바이오연구팀장> 

<농식품 산업 분야의 고부가가치화를 실현할 수 있는 플라즈마-농식품 융합 기술 개발을 위한 '2017 플라즈마 파밍 워크숍'이 지난 2월 열렸다.>


 오재성 플라즈마바이오연구팀장은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농·식품 등 바이오 전공자들은 플라즈마의 물리적 원리를 잘 알지 못하고, 플라즈마 전공자들은 농·식품의 생장 매커니즘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고요. 센터 내 실험실에서 직접 농작물을 키우면서 실험에 필요한 플라즈마를 요청하면 해당 팀에서 이에 맞는 플라즈마 소스를 개발하는 협업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농·식품에 활용 가능한 플라즈마는 온도가 낮아 이온, 전자, 래디칼, UV 등 여러 가지 구성 원소를 갖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구성 원소 때문에 플라즈마는 농·식품의 활성화, 살균, 촉매 등 세 가지 제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플라즈마의 물리적·화학적 자극에 의해 씨앗의 발아율이나 새싹의 성장률을 향상시킬 수 있고(활성화), 플라즈마의 래디칼이나 UV를 통해 씨앗 단계부터 저장, 포장, 유통 과정에서 세균을 없앨 수 있다(살균). 또 플라즈마는 과일을 저장할 때 발생하는 에틸렌 가스를 분해하거나 공기 중의 질소 분자를 분해하는 ‘촉매’의 기능도 수행한다.

 

 이러한 기능 때문에 플라즈마 기술의 농·식품 분야 활용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오 팀장의 전망이다. “방사선과 달리 침투성이 없는 플라즈마는 안전성도 뛰어난 만큼 농·식품의 씨앗 발아부터 재배, 수확, 저장, 포장, 조리, 음식물 쓰레기 처리 등 전주기에 걸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농가나 관련 단체에서도 플라즈마에 관한 관심이 커져 플라즈마 기술의 농·식품 분야 활용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복합연구동 건설공사 기공식>

 

◇국내 유일 플라즈마 기술 전문 연구기관에서 세계 플라즈마 기술 중심지로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본관 앞에는 새로운 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2018년 9월 완공 예정인 복합연구동. 250억 원의 예산을 투입, 2만 5,770㎡의 부지에 연면적 1만 674㎡,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된다. 복합연구동은 기존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의 연구 공간을 대폭 확장해 특수시설 이용 실험실, 지역 산업발전을 위한 기업지원시설, 플라즈마연구장치 공동 활용을 위한 공동실험실 등이 들어서게 된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복합연구동 구축을 기반으로 그동안 연구공간의 한계로 실험이 어려웠던 도전적 플라즈마 융합·원천 연구를 강화하고, 국가적인 플라즈마 연구개발(R&D) 거점 연구센터로서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단순히 공간만 커진 게 아니다. 반도체와 에너지, 환경에 이어 농·식품까지 플라즈마 기술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의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다.


 유석재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장은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는 복합연구동의 준공을 통해서 세 번째 도약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며 “첫 번째 도약은 2010년에 부단위 조직에서 센터로 성장했고, 두 번째 도약은 2012년 군산 새만금 지역의 국가산업단지에 둥지를 틀었을 때이고, 세 번째 도약이 복합연구동 완공을 통하여 플라즈마 기술의 글로벌 리더로서 비젼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2012년 센터가 설립되고 이제 5년이 지났지만,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그동안 산업체와의 기술 협력, 기술 이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센터 주변에 플라즈마 기술 관련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가 자리 잡은 곳은 바다를 메워 조성한 새만금 간척지다. 이곳에서 또 하나의 역사(役事)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동시에 플라즈마 기술의 새로운 역사(歷史)도 쓰겠다는 각오다.

 

국내 유일의 정부출연 플라즈마 기술 전문 연구기관에서 세계 플라즈마 기술의 중심지로!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는?>
국내 유일의 정부출연 플라즈마 기술 전문 연구기관으로, 지난 2012년 11월 전라북도 군산시 오식도동에 건립되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전까지 국가핵융합연구소 응용연구부에서 담당하던 플라즈마 기술 전문연구기관으로 확대시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크게 플라즈마 기반 기술, 플라즈마 원천 기술, 플라즈마 융·복합 기술의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주요사업으로는 ▲플라즈마 융합·원천기술 연구 ▲농·식품 융합기술 연구 ▲인재양성 및 학·연·산 네트워크 구축 ▲빅데이터 ICT 융합기술 연구 ▲중소기업성과창출지원사업 등이다. 현재 3개 부, 6개 팀에서 약 80명의 인력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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