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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7

강속구에서 변화구까지…플라즈마의 팔색조 매력

이하나   
https://fusionnow.nfri.re.kr/post/plasma/812

응용 플라즈마는 다양한 커브를 구사하는 팔색조 투수를 닮았다.

 

 한 여름밤 프로야구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날이 더워지면 선수들의 컨디션이 더 좋아지는 만큼 더욱 수준 높은 경기들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야구선수 중에서도 꽃으로 불리는 투수는 흔히 ‘정통파 투수’와 ‘기교파 투수’로 나뉩니다. 이들은 각각의 뚜렷한 개성으로 팀의 승리를 책임지곤 하는데요. 정통파 투수는 매우 빠른 강속구를 던집니다. 하지만 제구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기교파 투수는 공이 느립니다. 대신 다양한 커브와 노련한 완급조절로 타자를 요리하지요. 그래서 기교파 투수를 흔히 ‘팔색조 투수’라고도 부르는데요.

 

 세계 핵융합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팀 국가핵융합연구소’도 뛰어난 강속구 투수와 팔색조 투수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핵융합 발전에 필요한 초고온 플라즈마가 정통파 투수라면, 천의 얼굴을 가진 응용 플라즈마는 팔색조 투수라 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국가핵융합연구소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최용섭 박사와 함께 많은 분야에서 산업과 인류 생활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플라즈마의 팔색조 같은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응용 플라즈마의 다양한 구질과 뛰어난 완급조절

 

 강속구 투수와 기교파 투수처럼 플라즈마는 주로 온도에 따라 구분이 됩니다. 1억℃ 이상의 핵융합 플라즈마가 초고온 플라즈마, 그리고 일반적인 산업 분야에 응용되고 있는 플라즈마는 대부분 ‘저온 플라즈마’로 부릅니다.

 

플라즈마의 다양한 모습이 궁금하다면? 플라즈마의 대변신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연구에 필요한 초고온 플라즈마는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입니다.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에서는 태양에서처럼 전자와 떨어진 상태의 수소원자핵들이 융합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납니다. 인공태양은 이런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고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인삼의 생장 활성을 실험 중인 플라즈마 발생장치


 그렇다면 이런 핵융합에 필요한 초고온 플라즈마 보다 온도나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낮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수만~수십만℃)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초고온 플라즈마에서처럼 원자핵과 전자가 깔끔하게 분리되지 못하고 뭔가 불완전한 상태가 됩니다. 분자와 원자, 전자, 이온, UV를 포함해 매우 다양한 화학종(radical)들이 복잡한 환경을 이루게 됩니다.

 

 하지만 저온 저압 플라즈마의 무기는 바로 이런 ‘다양한 구질’에서 비롯됩니다. 빠르지 않아도 여러 가지 커브와 유인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것과 비슷하지요. 다양한 구성인자들을 갖고 있는 응용 플라즈마들은 온도와 압력, 주파수, 크기, 전극의 형태, 가열하는 기체의 성질에 따라 실로 다양한 특성을 갖게 됩니다. 

 

 아직 미완의 제구력을 다듬기에 여념이 없는 핵융합 플라즈마와 달리 응용 플라즈마는 1950년대부터 이미 표면코팅과 가스 처리, 화학물질 합성, 기계작업 등 다양한 산업에 투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항공, 자동차, 나노, 에너지 등 첨단산업을 넘어 농식품과 의료, 유해물질 제거와 지구환경 보전까지 인류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기술 분야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가까운 주변의 플라즈마가 궁금하다면? [인포그래픽] 생활 속 플라즈마

 

점, 선, 면, 부피 등 다양한 형태를 가진 플라즈마 발생원

 


영차원에서 삼차원까지…플라즈마 발생원의 다양한 형태

 

 군산에 있는 NFRI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는 우리나라의 응용 플라즈마 기술 대부분을 수혈하고 있는 심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산업계의 ‘투수 필승조’로 부상한 플라즈마의 응용 범위를 더욱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플라즈마의 크기와 모양을 결정하는 ‘플라즈마 발생원’의 개발입니다.

 

 플라즈마를 이용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상대타자의 다양한 특징에 맞게 구위를 조절하는 것처럼 처리하고 싶은 대상에 맞게 모두 각각 다른 발생원이 필요합니다. 나노 단위의 흠집제거부터 대형 기계부품의 표면처리, 연약한 식물과 인체의 피부까지 적용 물체의 크기, 부피, 모양, 소재가 모두 다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산소, 질소, 헬륨, 아르곤, 불소 등 사용하는 기체에 따라 대상물질이 전혀 다른 물리화학적 성질을 갖게 됩니다. 따라서 플라즈마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표적물질과 충돌특성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와 시뮬레이션을 거쳐 그에 맞게 하나하나 최적화된 발생장치를 개별적으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대하는 효과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다양한 플라즈마 발생장치, 즉 ‘플라즈마 발생원’은 모양새에 따라 크게 점(point), 선(linear), 면(area), 그리고 부피(volume)로 구분됩니다. 0차원부터 3차원까지 기하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지요.

 

 점형 발생원은 우주광학렌즈나 초정밀 부품 등 미세한 스크래치와 이물질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데 사용됩니다. 반도체의 경우 70~80%의 공정을 플라즈마가 차지하고 있는데요. 웨이퍼의 두께는 더 얇아지고 집적도는 더 높아지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원자 한 층을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초미세 수준까지 표면을 다듬고 초미세 설계회로를 식각할 수 있는 플라즈마 발생원이 필수적이지요.

 

 선형과 면형 발생원은 디스플레이 패널과 같이 처리 면적이 큰 공정을 위해 개발된 플라즈마 발생장치입니다. 여기서 선형 소스는 스캔을 통해서, 면형 소스는 사진을 찍듯 한 번에 대상물체를 식각하거나 표면을 코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플라즈마와 함께하는 물질들은 전에 없던 새로운 성질들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드렸는데요. 한 예로 물과 잘 어울리던 친수성(親水性) 물질이 어느 날 갑자기 물에 뜬 기름처럼 비친수성 물질로 바뀌기도 합니다. 이런 플라즈마의 물성 변화를 가장 먼저 이용했던 분야는 기계부품이나 공구 표면의 질화처리입니다. 플라즈마를 이용해 표면에 질소를 침투시켜 내식성, 내마모성, 경도 등을 향상시키는 것이지요. 이런 물체들은 대부분 3차원의 형태를 갖고 있으므로 점이나 선, 면형이 아닌 부피형 플라즈마 발생원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발생장치의 규모도 클 수밖에 없는데요. 크게는 대형선박의 엔진 샤프트까지 플라즈마 처리가 가능한 수준입니다.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는 최근 점, 선, 면, 부피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 물체의 플라즈마 처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는데요. 이차전지 등의 표면에 코팅되는 분말은 제품의 불량률을 가르는 아주 중요한 소재입니다. 하지만 분말은 원재료 상태로 쌓여 있을 때 플라즈마 처리가 어렵습니다. 플라즈마가 표면에 자리 잡은 분말에만 영향을 주고 안쪽에 쌓인 분말에 좀처럼 미치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분말을 이용한 코팅은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이차전지는 물론 산업 대부분에서 아주 중요한 공정인 까닭에 분말을 처리 할 수 있는 새로운 플라즈마 발생원 개발에 주력한 끝에 대기압 플라즈마를 이용한 분말 이송 처리 장치와, 마이크로웨이브 플라즈마로 분말을 동그랗게 구형화하고 유동성을 향상시켜 구석구석 균일하고 치밀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지요.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최용섭 박사가 용사코팅용 재료 분말에 관한 플라즈마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대기압 플라즈마와 액상 플라즈마

 

 플라즈마는 발생원의 모양뿐만 아니라 발생 환경과 처리 방식에 따라서도 구분이 되곤 하는데요. 요즘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가 집중하고 있는 연구 분야는 진공 또는 진공에 가까운 저압 플라즈마 공정을 일상적인 압력에서도 가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바로 ‘대기압 플라즈마’입니다.

 

 대기압 플라즈마는 기존의 진공 플라즈마 공정과 달리 고가의 진공용기와 배기설비가 필요 없어 더 많은 양의 플라즈마를 더욱 싼 값에 만들 수 있는 기술입니다. 플라즈마 기술 활용의 문턱을 크게 낮출 수 있지요. 또한 다양한 대상에 고밀도 플라즈마를 연속으로 쬘 수 있기 때문에 산업적 활용도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는 이미 대기압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한 선진적인 연구성과들을 낳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면 구조로 된 전극에서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 면방전 플라즈마 발생원(SDBD) 개발입니다. 아래 그림은 대기압 플라즈마를 이용한 분말처리 기술 시연을 위한 데모 장치로, 가스의 종류와 전압의 특성을 조절하면 다양한 색과 밝기의 플라즈마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SDBD 전극과 약간의 분말을 이용하여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플라즈마 발생원을 제작할 수 있다.

 

SDBD 플라즈마가 궁금하다면? ☞ SDBD 플라즈마와 오색번개
 
 나노다이아몬드 고순도 정제 기술 역시 대기압 플라즈마 연구의 성과 중 하나입니다. 나노다이아몬드는 나노 사이즈의 다이아몬드로 높은 경도와 열전도도, 화학적 안정성 때문에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되는 차세대 소재인데요. 비행기의 제트엔진처럼 플라즈마의 불꽃이 전극 밖으로 분출되는 플라즈마 젯(plasma jet) 기술을 활용해 처리시간이 길었던 기존 정제기술보다 빠르게 또 선택적으로 고순도 다이아몬드를 정제할 수 있습니다.

 


나노다이아몬드 폴리머 필름에서 대기압 플라즈마 젯을 이용한 선택적 고순도 나노다이아몬드 패턴


나노다이아몬드 정제기술에 관한 연구가 궁금하다면? 나노다이아몬드 정제 기술 개발 성공

 

 수중 플라즈마로도 불리고 있는 ‘액상 플라즈마’ 역시 흥미로운 연구개발 분야인데요.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액상 플라즈마 발생원은 액체 속 작은 기포 안에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 장치입니다. 이 액상 플라즈마 발생원은 올해 초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가 세계 최초로 수중 플라즈마 기술을 이용해 유기태양전지의 효율을 향상시키는 연구성과를 배출하는 데도 큰 공헌을 했습니다.

 

수중 플라즈마 처리기술에 관현 연구가 궁금하다면?
플라즈마 기술로 친환경 광촉매 효율 높였다
플라즈마 이동형 녹조·적조 제거 장치 개발

 

 액상 플라즈마 기술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기술입니다. 농식품의 잔류농약과 미생물 제거, 특히 방사성 폐수의 오염제거에 활용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과일에 플라즈마 처리를 하여 잔류 농약을 제거하고 유해한 세균 등을 살균할 수 있다.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최용섭 박사는 “플라즈마 연구, 특히 발생원 개발은 늘 낯선 대상과의 집요한 탐색전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그만큼 재미도 있고 의뢰인의 필요에 정확히 적중했을 때의 만족감도 큰 분야”라고 말합니다. 플라즈마는 앞으로도 밝혀져야 할 특성과 활용가능한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인데요.

 

 시원한 강속구는 물론 구석구석 스트라이크존을 찌르는 변화구까지 팔색조 같은 매력을 뽐내고 있는 플라즈마가 인류 모두의 미래를 굳건히 지키는 승리의 수호신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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