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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2

“배웠던 모든 것 다 잊고 새롭게 시작했다”

커뮤니케이션팀   
https://fusionnow.nfri.re.kr/post/iter/1056

[인터뷰] 2019 자랑스런 NFRI인 안무영 팀장

 

 

2019 자랑스런 NFRI인 주인공인 ITER 한국사업단 안무영 TBM 기술팀장.

 

“굉장히 뜻깊고 영광입니다. ITER 한국사업단 테스트 블랑켓 모듈(이하 TBM) 기술팀에

힘을 주는 상인만큼 팀원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2019 자랑스런 NFRI인 주인공인 안무영 TBM 기술팀장의 수상소감입니다. ITER의 주요 목표 중 하나인 핵융합에너지의 열에너지 변환 및 삼중수소 증식을 실증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TBM 개발을 이끌어 온 공로를 인정받았는데요. 안무영 팀장은 수상자 결정투표가 진행되던 지난 12월에도 프랑스 ITER 건설 현장에서 세계 각국 TBM 실무진들과 TBM의 주요 이슈를 점검하며 핵융합 에너지 변환과 연료 재생산의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 TBM 전문가입니다. 2005년 국가핵융합연구소 공채를 준비하며 핵융합의 비전을 접한 이후 핵융합 프런티어로 활약하는 안무영 팀장이 TBM과 함께한 지난 15년, 그리고 앞으로의 미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핵융합 비전 보고 도전 택한 기계공학도”

 

“배웠던 모든 것을 다 잊을 각오를 해라. 배운 것을 하려 하지 말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라”

안무영 팀장은 우리나라 국가핵융합에너지개발 진흥기본계획이 확정된 2005년,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당시 면접관은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롭게 도전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세상에 없는 에너지를 개발하려면 핵융합의 비전을 향해 도전할 인재가 필요했으니까요.
 
“박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ITER한국사업 태스크포스팀 모집 공고를 보았어요. 인류의 비전이 있는 굉장히 매력적인 분야였죠. 그때 처음 직업으로서 핵융합연구를 생각했습니다.”

 

사실 안 팀장은 학창 시절 우주에 관심이 많아 학부와 석사과정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박사과정은 기계공학의 열유체를 연구했는데요. ITER한국사업 태스크포스팀 모집공고를 접하고 핵융합에 대한 뒷조사를 시작했다고 해요. 핵융합의 핵심기술인 진공, 열부하, 극한 환경 등은 우주공학과 비슷한 면이 많았고, 기계공학도로서 도전의식을 갖고 입사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15년 전, 32살의 신입연구원은 이제 연구소의 든든한 기둥으로 성장했습니다. 당시 팀을 이끈 조승연 부장을 비롯해 3명이 시작한 TBM 기술팀은 현재 7명으로 늘었습니다.

 

 
ITER는 증식블랭킷 모듈을 시험하는 최초의 핵융합 장치이다. <사진=ITER국제기구>

 
|TBM 기술팀 미션은? 에너지 변환과 연료 재생산

 

“핵융합 연료이지만 자연에서 얻지 못하는 삼중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핵융합 결과로 나오는 중성자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의 이전 단계인 열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은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큰 모험이자 도전인데요. TBM 기술팀은 바로 그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 이야기에 앞서 TBM 기술팀의 팀명이자 미션인 ‘TBM(Test Blanket Module)’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안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담요를 뜻하는 ‘블랑켓’은 플라즈마가 발생하는 토카막을 감싼 장치인데요. 중성자의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하고, 핵융합연료인 삼중수소를 증식, 중성자와 감마선을 차폐하여 진공용기와 초전도자석을 보호하는 세 가지 핵심역할을 담당합니다.

 

ITER는 능동적으로 블랑켓이 작동하는 최초의 핵융합 장치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블랑켓의 역할을 모두 갖춘 진정한 의미의 증식블랑켓(breeding blanket)이 아닌 차폐기능만 갖춘 차폐블랑켓(shield blanket)이 설치되는데요. 대신 ITER장치 일부 구역에 TBM을 설치하여 삼중수소 자가증식과 에너지 변환 기술을 연구하고 검증한다는 방침입니다.

 

한국형 TBM 형상 및 삼중수소계통 공정 실험 장치 PGLoop <사진=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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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BM 출발 늦었지만 핵융합 선진국과 어깨 나란히!

 

“ITER에서의 TBM 시험·검증 프로그램은 각 회원국이 각자의 방식으로 설계하고 제작한 증식블랑켓의 성능을 검증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7개 회원국이 공동투자하는 ITER는 모든 결과물을 회원국들이 공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단 하나 예외가 있으니 바로 TBM 프로그램인데요. 참여 희망국만 진행하기에 TBM 개발 과정에서 나오는 지적재산권은 공유하지 않습니다. 현재 TBM 참여국은 우리나라 외에 유럽과 중국, 일본, 인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TBM 참여는 2011년 말 최종 확정됐습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이미 1970년대부터 증식블랑켓 기초연구를 시작했고, 중국은 정부의 폭발적 투자에 힘입어 속도를 내는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우리는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 TBM 개발의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때문에 대내외적으로 ‘한국이? 우리가? 정말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TBM기술팀과 안 팀장은 2018년 TBM 규모의 삼중수소 회수 및 분리를 위한 ‘극저온 흡착’ 공정 검증에 최초로 성공하며 안팎의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습니다.

 

기존에도 ‘극저온 흡착’ 현상을 이용해 연구실 규모에서 수소 분리를 성공한 사례는 있지만, 실제 TBM 규모에서 성공한 것은 한국 TBM 기술팀이 최초입니다. 물리적 현상은 동일해도 공학에서는 규모가 달라지면 다른 차원의 기술력이 요구됩니다. 1t 로켓과 100t 로켓의 기본 원리는 같아도 이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예산은 차원이 다르듯 말이죠. TBM팀 진행한 수소동위원소의 극저온흡착 DB 및 공정 검증은 TBM 삼중수소계통 설계뿐 아니라 향후 증식블랑켓 연료 주기에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한정된 인력과 자원의 제한을 극복하기 위해 안전관련 구조재, 기능관련 기능소재, 냉각재, 또 삼중수소를 어떻게 잘 추출할 것인가 등 핵심기술별 목표를 세우고 가용 가능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했습니다.”

 

이 밖에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무엇일까요? 안 팀장은 2014년 예비안전성 승인을 받은 데 이어 2016년 3월 ITER TBM 모듈의 개념설계 승인을 받으며 TBM 개념 주도를 위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러 핵심기술에 대한 기초연구 결과가 뒷받침돼야 설계를 완성할 수 있는 만큼 우리 기술이 전 분야를 아우르며 고르게 잘 진행됐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협동 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개발한 한국형 핵융합로 구조재료인 아라(ARAA; Advanced Reduced Activation Alloy) 개발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입니다. 안 팀장은 “저방사화 구조재료 기술이 적용된 아라는 핵융합 반응에서 나오는 중성자에 대한 저항성이 높고 고온에서의 충격과 크립에도 잘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핵융합 맞춤형 소재”라고 설명합니다.

 

“각국 TBM팀은 1년에 두세 차례 정도 ITER에 모여 주장치와의 인터페이스 및 각국 장치의 주요 이슈 등을 논의합니다. 한 번 출장길에 오르면 보통 4주~6주의 시간이 소요되는데요. 관련 이슈에 대한 우리나라 입장을 설명하고 최적의 접점과 솔루션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ITER 회원국과의 TBM 관련 협업을 비롯해 TBM 프로그램의 안전성 확보도 안 팀장의 주요 업무입니다. 그는 우리나라가 개발하는 TBM인 ‘HCCR-TBS’ 예비안전분석보고서의 주저자 중 한 명으로 사고해석 및 안전성 평가 등을 주도하였으며, TBM 프로그램에 대한 프랑스 규제기관(ASN)의 요청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태스크포스팀의 멤버로 활동하여 안전해석 방법론을 검증하고, 보완 해석을 수행하는 등 TBM 프로그램 안전성 검증에 기여했습니다.

 

지난 10년 TBM기술팀과 안 팀장은 40여 건의 기술보고서, 해석보고서, 설계도면 작성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최근 ITER의 2단계 예비설계 설계도 완료하며 TBM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안 팀장은 이제 TBM 기반을 확보하고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였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합니다.

 

 2015년 TBM 개념설계 검토회의(CDR)에 참석한 TBM 국내·외 연구진들<사진=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

 


핵융합연구는 미시적인 동시에 거시적인 안목 필요

 

“공학자는 이론과 직관을 함께 가져야 합니다. 접근 방향도 미시적인 동시에 거시적이어야 해요. 큰 기계의 한 품목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내가 맡은 기기의 파트부터 외연이 확장되는 동시에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핵융합 연구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을 묻자 해박한 이론은 물론 숫자를 직관적으로 해석하는 능력, 그리고 미시적인 동시에 거시적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 과정이 재미있고, 보람과 자긍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는 천생 과학자입니다.

 

 

 

안 팀장이 TBM 기술팀과 함께 한 15년, 한국의 핵융합 위상이 변화한 만큼 그의 삶의 모습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결혼 전 취미였던 전자기타를 손에서 내려놓은 지도 좀 되었습니다. 그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은 건 아내, 그리고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과 함께 즐기는 캠핑은 새로운 취미가 되었습니다. 올해 10살이 된 아들에게도 핵융합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들려줍니다. 미국의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의 아버지가 그랬듯 그  역시 아들이 자연스럽게 세상 이치에 호기심을 갖도록 안내하고 싶다는 소망입니다.

 

2020년 TBM 기술팀은 예비설계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2025년 최종 설계 승인 완료후 2029년 말 ITER 장치에 실제 설치될 계획입니다. ITER의 TBM을 통해 증식블랑켓 핵심기술이 검증되면 인류의 핵융합발전 로드맵은 상용화로 가는 마지막 문을 열게 될 것입니다. 안 팀장은  은퇴 후 핵융합으로 전기 공급이 시작됐다는 뉴스를 보는 것이 꿈이라며 활짝 웃습니다. 그가 뿌린 핵융합 발전의 씨앗이 머지않은 미래, 무한 청정에너지로 열매 맺길 함께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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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Moon SunWoo facebook
  • 2020-01-22 19:25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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