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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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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1

비상상황에도 ITER 안전 책임질 제어장치 우리가 개발

커뮤니케이션팀   
https://fusionnow.nfri.re.kr/post/iter/1083

▶ 개발 주역 '홍재식 제어기술팀장'이 말하는 ITER 중앙연동제어장치(CIS)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신체가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 장기와 조직의 기능을 조절해주는 것을 자율신경이라고 합니다.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해 국제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핵융합로 ITER에도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와 같이 비상상황 시 자동으로 장치 각 분야의 기능들을 관리 제어해주는 장치가 있습니다. 바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중앙연동제어장치(CIS, Central Interlock System)인데요. ITER장치의 안전한 가동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이 중요 시스템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제작까지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핵융합 장치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분 모두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인정받는 성과이기도 한데요. 어떻게 이런 시스템을 우리가 개발할 수 있었을까요? 국가핵융합연구소 홍재식 제어기술팀장을 만나 핵융합 장치에서의 CIS 역할과 안전 제어의 중요성, 그리고 개발 과정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프랑스 카다라쉬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랑스 카다라쉬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CIS 개발·제작 성공, 최종 공급분 출하 완료

 

지난 6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모비스에 국가핵융합연구소와 한국전력기술 등의 연구진이 참여한 가운데 작지만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ITER CIS 최종 공급분에 대한 출하를 기념하는 행사였는데요. ITER CIS는 2013년 핵융합연과 한전기술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ITER 국제기구로부터 설계 및 구매, 시운전까지 책임지는 사업입니다. 사업비만 110억 원 규모에 달합니다. 이후 약 7년간 참여 기관과 기업의 협업을 통해 완성했습니다.

 

한국의 인공태양인 KSTAR를 통해 다져진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제어시스템 개발·운영 기술, 원전사업 설계·관리 기술을 바탕으로 한 한전기술의 ITER CIS 설계와 ㈜모비스의 정밀 제어장치 시스템 제작 등이 삼위일체가 되어 일군 협업의 성과였습니다. 모든 프로젝트 참여자도 그랬겠지만, 우리 연구소 홍재식 제어기술팀장(책임연구원)에게 이날 최종 공급분 출하식의 의미는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 KSTAR를 통해 다져진 제어기술이 초대형 국제협력 프로젝트인 ITER에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각종 하드웨어 장치는 물론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한국 핵융합 장치 기술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하게 된 것입니다.

 

“장기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이런저런 어려움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저는 ITER CIS의 기본적인 디자인을 수행했는데요. 부족한 저를 신뢰해주고 따라주었기에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보니 회사가 다르고 각자의 입장도 다르지만, 서로 힘을 합쳐 작은 일이라도 도우면서 진행한 것이 이렇게 성공적인 프로젝트 마무리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봅니다.” 

 

ITER 중앙연동제어장치(CIS) 개념도 

ITER 중앙연동제어장치(CIS) 개념도

 

 

|핵융합 장치의 고장·손상 예방하는 필수 시스템

 

그렇다면 ITER 주제어 건물에 설치되는 CIS는 어떤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까요? ITER CIS는 토카막 장치에서 플라즈마 실험 중 발생할 수 있는 비정상 이벤트로부터 야기되는 토카막과 주변 장치의 고장 및 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이중화 장치 보호 시스템입니다. 14개의 패널에 8개의 서버, 6개의 네트워크 스위치, 9개의 제어시스템으로 구성되는데요. 핵융합 장치의 안전한 운전에 필수적인 시스템이기에 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토카막 운전 경험이 필수적입니다. KSTAR 운전을 통해 오랫동안 관련 노하우를 쌓은 우리 연구진이 국내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던 비결도 여기에 있습니다. 홍 팀장의 설명을 들어볼까요.

 

“핵융합 운전 중에 주요장치가 고장 나면 수리하고 재운전에 들어갈 때까지 몇 년간 장치가 멈출 수도 있습니다. 핵융합 운전을 관찰하고 있다가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대응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안정적인 운전의 관건인데요. 고장이나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무조건 운전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장치를 멈출지, 멈춰야 하면 빨리 멈출지 천천히 멈출지 등을 판단해야 합니다. 이것을 자동으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 바로 CIS입니다. CIS를 사람의 자율신경에 비유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플라즈마 실험 중에 발생하는 비정상 이벤트는 장치 고장이나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라즈마 실험 중에 발생하는 비정상 이벤트는 장치 고장이나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CIS 역할은 크게 3개의 중요한 카테고리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일반적인 장치 고장 이벤트입니다. 토카막 운전에서 진공 등 주변장치의 이상상태를 전달받아 이를 기준으로 운전 계속 혹은 정지 여부를 결정하게 되죠. 두 번째는 초전도 자석과 관련된 보호입니다. 초전도 전자석에서 초전도 상태가 깨지는 상태를 퀜치(quench)라고 하는데요. 퀜치가 일어나면 초전도 전자석을 녹일 수 있기 때문에 퀜치 발생 조건이 발생하거나 퀜치 검출 시스템이 퀜치를 검출하게 되면 전자석전원장치가 전자석 전류를 방전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성하여(Discharge loop) 코일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CIS는 초전도 전자석이 녹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세 번째는 플라즈마와 관련된 토카막 내부장치 보호입니다. 플라즈마는 자체가 엄청난 전류이자 입자인데요. 이것이 붕괴되어 토카막 내벽을 치거나 플라즈마가 없는 상태에서 가열 장치로부터 빔이 입사되면 내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치명적인 사고를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CIS입니다.

 

 

|KSTAR 운전으로 축적한 경험으로 프로젝트 완수

 

CIS 개발·제작을 위해 토카막 운전 경험이 필수적인 이유를 이제 알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가 이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은 KSTAR를 통해 관련 노하우를 축적한 데 있습니다. ITER와 KSTAR는 스케일에서 큰 차이가 나지만, 같은 초전도 토카막 방식의 핵융합 장치입니다. 우리 연구진이 KSTAR를 통해 핵융합 장치의 제어기술을 축적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연히 KSATR 개발 당시에는 어떤 데이터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홍 팀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2005년부터 시작했는데요. 그때는 참고할 이벤트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어요. 일본 LHD 장치 보호 시스템을 참고하여 기본 개념을 잡고, KSTAR의 모든 장치 담당자들과 회의, 전체 워크숍 등을 통해 머리를 맞대고 이벤트와 보호 동작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여 결정했습니다. KSTAR와 같은 종합 장치에는 연동(interlock) 기능이 필수적입니다. 이를테면 동시다발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동시에 처리하거나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KSTAR 운전 초기에는 주요 장치와 초전도 자석의 연동시스템은 구성이 완료된 상태였지만, 플라즈마 관련 보호 시스템에는 현재와 비교해 빠진 기능들이 있었습니다.”

 

ITER CIS 과제를 통해 얻은 KSTAR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KSTAR에서 플라즈마 발생 실험에서 얻은 경험과 CIS 과제에서 검증된 하드웨어를 도입하여 2018년 KSTAR의 4번째 가역적인 FIS(Fast Interlock System)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ITER CIS 외부와 내부 모습.

ITER CIS 외부와 내부 모습. 

 

 

|ITER 사업 수주부터 개발 과정 곳곳에 난관

 

물론 ITER CIS를 수주하고 개발·제작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핵융합연과 한전기술, ㈜모비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사업 수주전에 뛰어들었는데요. 세계 유수 기업과의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이 단 0.2점 차이로 사업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핵융합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KSTAR의 운전 경험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같은 토카막 방식의 KSTAR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ITER에 적용할 수 있는 데다, 개발·제작 후에도 KSTAR를 통해 테스트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라는 후문입니다.

 

개발 과정에서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난관을 돌파해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 사업 제안요청서(RFP)에는 지진 관련한 요구 조건이 없었는데요. 하지만 사업에 착수하면서 ITER는 지진에도 핵융합 장치가 영향을 받지 않는 CIS 개발을 요구했습니다. 비용과 시간, 기술적 난관에도 불구하고 ITER의 요구대로 지진 관련 테스트까지 완료했습니다. 또 CE/EMC 검증도 시험 주파수 범위 문제로 줄다리기를 하다가, 이 역시 수용하고 시험을 통과했죠. ITER의 검수 과정에서는 각 시스템의 고장안전(Fail-safe) 요건을 테스트하는 것과 모사 시스템을 이용하여 사건을 모사하고 동반되는 보호동작의 작동결과를 모사시스템에서 검출하는 것을 자동/수동으로 시험 검정하는 것까지 포함되어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ITER CIS HMI main 화면 

ITER CIS HMI main 화면

 

무엇보다 어떤 사업을 진행하는 프로세스와 문화가 다른 점이 때로는 개발진을 곤혹스럽게 했습니다. 우리의 경우 제안요청서에 요구하는 기능과 성능에 맞춰 시스템을 개발하면 채택해서, 사용하고, 검증하며 최적화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ITER는 이 모든 과정을 세부적으로 기록해 문서화해야 합니다. 개발이 끝난 후 누구라도 문서를 보고 똑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문서만 해도 어마어마한 분량이라고 하는데요. 우리 개발진은 이러한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하며 개발 및 제작·공급까지 적기에 완료했습니다. 그야말로 ITER 관계자들이 ‘엄지 척’ 하지 않았을까요? 

 

 ITER CIS 출하식에서 ITER 한국사업단 정기정 단장(중앙 좌)과, 한국전력기술 원자력본부장 진태은 이사(중앙 우) 등 참여기업 대표들과 각사 사업 주역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ITER CIS 출하식에서 ITER 한국사업단 정기정 단장(중앙 좌)과, 한국전력기술 원자력본부장 진태은 이사(중앙 우) 등

참여기업 대표들과 각사 사업 주역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리 기술로 밝히는 미래 핵융합에너지 희망
 
ITER는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 기술 개발을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7개 회원국이 국제 공동으로 건설하고 있는 핵융합실험로인데요.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프랑스 카다라쉬에 건설 중입니다. ITER가 완공되고 본격적인 운전에 들어가면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로 가는 7부 능선을 넘게 되는 셈인데요. 장치도 완벽해야 하지만 안전하고 안정적인 운전이 관건입니다.

 

최첨단 건물을 지었는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언제, 어디서, 어느 정도의 화재가 발생한 지도 모른다면 그 건물은 사실상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겠죠. 또 험준한 암벽이나 빙벽을 오를 때는 혹시 모를 추락에 대비해 루트 곳곳에 일정한 간격으로 안전장치나 안전지대를 확보해둡니다(protection). 핵융합 장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운전 중간에 문제가 발생하면 플라즈마 상태를 조절하거나 토카막에 들어가는 가스 주입을 막고 초전도 코일에서 에너지를 빼도록 명령을 내려야 합니다. 사람 대신 이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책임지고 관리하는 것이 바로 CIS입니다. 이런 중요한 시스템을 우리 개발진이 개발한 것이니 자랑할 만한 일이죠?

 

홍 팀장은 ITER CIS를 개발하면서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 도수 높은 안경을 맞춰야 했다고 합니다. 단계별로 반복되는 회의와 미팅, 출장 등 정신적·체력적 힘든 과정을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우리의 기술로 ITER가 완성되어 가동되고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의 가능성을 열어젖힌다는 자긍심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끝으로 강조한 것은 팀워크였습니다.

 

“이렇게 까다로운 프로젝트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팀워크입니다. 누구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적절한 역할분담과 협업이 이번 프로젝트 성공의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KSTAR 개발·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ITER CIS 제작을 이끈 홍재식 팀장. KSTAR 개발·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ITER CIS 제작을 이끈 홍재식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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