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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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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1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는 왜 프랑스에 있을까?

이하나   
https://fusionnow.nfri.re.kr/post/iter/955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 현장 모습

 

 

 태양에너지와 같은 원리인 핵융합에너지를 지구상에서 생산하겠다는 목표는 21세기 인류에게 주어진 가장 도전적인 과학기술 과제 중 하나입니다. 핵융합에너지는 연료가 거의 무한할 뿐 아니라, 안전하고 깨끗해 꿈의 에너지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핵융합에너지 개발이라는 인류의 미래가 달린 절체절명의 목표를 위하여 전 세계 7개국이 힘을 합치는 사상 최대의 국제공동 연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바로 국제핵융합실험로 공동개발 사업인 ‘ITER 프로젝트’입니다.

 

 ITER는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의 약자로, 라틴어로는 ‘길(way)’을 뜻합니다. ‘인류의 미래 에너지 개발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큰 포부도 ITER라는 이름에 담겨있는 것이죠.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총 7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EU를 개별 국가로 환원하면 실제 전 세계 34개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참여국 전체의 인구로 따지면 거의 인류의 반 이상이 ITER 프로젝트를 지지하며 지금까지 인류가 한 번도 만들어보지 못한 거대한 인공태양 ‘ITER’ 장치를 건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요. 이 어마어마한 인공태양 장치 ITER는 왜 프랑스에 지어지게 되었을까요?

 

 

|ITER, 핵융합에너지 국제 공동연구의 문을 열다

 

 1980년대, 당시 핵융합 연구는 미국, 유럽연합(EU), 소련, 일본 등 몇 국가들이 독자적으로만 진행하던 연구였습니다. 하지만 1985년, 미·소 정상회담에서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에게 핵융합에너지에 대한 공동연구를 제안했던 것이, 바로 ITER 프로젝트의 발단이 됩니다.

 

 이에 미국과 일본, EU는 함께 회의를 거쳐 긍정적으로 이 제안을 검토했고, 그 결과 ‘핵융합 연구개발 추진에 관한 공동성명’이 채택되었습니다. 이어 1988년, ITER 기구가 공식 출범함에 따라 핵융합 국제 공동연구라는 대장정의 서막을 알렸고, 국제핵융합실험로 장치의 본격적인 개념설계가 시작됐습니다.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 지방에 있는 ITER 건설 부지 전경

 

 

 그리고 마침내 1993년, ITER 프로젝트는 약 10년간의 공학 설계를 마쳐 국제핵융합실험로 장치를 어디에 세울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합니다. 이에 참여국의 의견이 또한 분분했고, 그중 건설부지 선정을 놓고 최종적으로는 EU와 일본이 경쟁을 펼쳤죠. 이때, 프랑스 원자력청 연구센터(CEA)는 당시 6인뿐이었던 ITER 팀에 토지, 임시 사무실, 전기 및 유압 네트워크, 매점과 양호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프랑스는 ITER 프로젝트의 재정 관리를 전담할 에이전시를 설립했고, EU 회원국을 대표하여 ITER 프로젝트에 여러 가지를 지원할 것을 약속했는데요. ITER 직원 가족을 위한 국제 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물론, ITER 구성 요소의 원활한 운송을 위해 도로를 조정하고 ITER 실험 단계가 끝나면 현장 해체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2005년 6월 참여국의 만장일치로 ITER 장치를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 지방에 건설하기로 최종 결정합니다. 이곳은 마르세이유에서 북쪽으로 75km가량 떨어진 곳으로, 뒤랑스강 계곡에 위치해 프랑스 최대의 원자력센터가 있는 곳입니다. 부지 확정에 따라 각 참여국은 역할 분담을 마친 후, 1년 뒤인 2006년부터 ITER 공동이행 협정을 맺고 본격적으로 ITER 프로젝트를 시작을 알렸습니다.

 

 

|1988년부터 2040년까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위해 달리는 ITER

 

 

 ITER 프로젝트는 장장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되는 인류의 핵심 프로젝트입니다. 1988년부터 2001년까지, 14년 동안 개념설계 및 공학 설계를 마친 ITER는 현 2단계에 접어들어 건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2025년에 장치 건설을 마치고 첫 번째 실험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죠. ITER 건설이 끝나면 3단계, 장치 운영단계에 들어가 본격적인 실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건설 중인 ITER 토카막 빌딩의 내부 모습

 

 

 ITER 장치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연료로 사용하여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만들고, 자체 연소에 의해 장시간 핵융합 반응을 유지하도록 설계 및 제작하는 세계 최초의 핵융합 실험로입니다. 이 ITER 장치의 최종 목표는 열출력 500MW를 달성하는 것인데요. 에너지 증폭률(Q) 10 이상 (Q≥10, 에너지를 1 투입했을 때 열이 10 발생), 연소 시간 300~500초 이상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에너지 증폭률 달성은 핵융합 발전의 핵심인 ‘연소 플라즈마’ 연구에 크게 기여할 전망인데요. 연소 플라즈마 연구는 핵융합반응으로부터 얻는 충분한 열을 플라즈마 내에 보유해, 추가적인 가열 없이 장시간 핵융합반응이 지속되도록 하는 연구입니다. 이 목표가 성공적으로 달성된다면, 각국의 핵융합발전소를 실증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뿐만 아니라 ITER 사업은 핵융합 상용화에 꼭 필요한 고에너지 중성자 및 고열 부하 환경에서 블랑켓, 다이버터 등 핵융합로의 재료에 대한 연구와 핵융합 연료인 삼중수소의 핵융합로 내 자급을 위하여 삼중수소를 생산·회수·저장·공급하는 연료주기 기술의 개발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제핵융합실험로, 핵융합 연구계의 ‘북두칠성’ 된다

 

 

 장시간 핵융합반응이 유지되도록 설계 제작된 최초의 핵융합로인 ITER 

 

 

 ITER는 수많은 국가가 참여하는 만큼, 실로 어마어마한 스펙을 자랑하는 최대 핵융합실험로 장치입니다. 총 무게는 2만 4천 톤으로, 3개의 에펠탑과 맞먹는 무게를 자랑하고 있죠. 또 ITER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기 위해 강력한 자기장을 만드는 TF 자석은 총 18개로, 1개당 차지하는 무게는 무려 약 360톤에 달합니다. 이는 완전히 로드된 보잉 747-300 비행기 1대와 비슷한 무게기도 하죠. 또 TF 자석에 필요한 초전도체의 길이는 무려 8만km로 서울-부산 구간을 800km로 가정했을 때, 약 100회 왕복한 거리와도 비슷한데요. 더욱이 ITER 건설 현장은 총 42ha(60만km2)로 축구장 60개 크기와 맞먹는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2년, 그간 KSTAR를 건설하며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ITER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을 ITER에 전했고, 2003년 정식으로 회원국이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가핵융합연구소 산하에 ‘ITER 한국사업단’을 구성하여 ITER에서 우리나라가 맡은 조달품목의 개발과 납품을 책임지며, 전문인력을 국제기구에 파견해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우리나라가 맡은 ITER로의 조달품목은 86개 중 9개로, TF 초전도 도체, 진공용기 본체, 진공용기 포트, 열차폐체, 조립장비류, 전원공급장치, 블랑켓 차폐블록, 삼중수소 저장·공급 시스템, 진단장치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조달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ITER 건설에 기술적으로 기여하는 것은 물론, 실질적으로 핵융합 연구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KSTAR는 ITER와 동일 사양의 초전도 자석으로 제작된 유일한 장치라는 점에서, 국제 핵융합 공동연구를 선도할 수 있는 열쇠를 갖고 있습니다. 또 세계 최초 고성능 플라즈마 밀폐 상태인 H-모드를 달성하는 등, 핵융합 연구의 다양한 성과를 거둬낸 한국의 연구자들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는 어느새 ITER 프로젝트에 없어서는 안 될 자산으로 자리 잡았고요.

 

 

 국제핵융합실험로 건설 현장에 설치된 국내조달품인 ITER 조립 장비류

 

 

 무한 청정에너지에 대한 염원을 담아, 한마음 한뜻으로 모인 34개의 국가들. 각국의 빛나는 기술력이 모여 ITER는 나날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까마득한 밤하늘의 기준점이 되어주는 북두칠성처럼, ITER를 위해 프랑스에 모인 연구자의 열정은 인류의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개척할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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