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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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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4

진공청소기의 ‘진공’, 그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커뮤니케이션팀   
https://fusionnow.nfri.re.kr/post/kstar/1089

바닥에 흩어져 있는 머리카락들이나 소파 위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들을 쉽게 해결해 주는 진공청소기 

 

바닥에 흩어져 있는 머리카락들이나 소파 위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들을 쉽게 해결해 주는 대표적인 생활가전이 있지요. 여느 집에 가도 자리 하나 차지하고 있는 그 주인공, 바로 진공청소기입니다. 진공청소기는 무려 약 120년 전인 1901년, 최초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어떤 기구보다 높은 청소 효율을 자랑하며 쾌적한 환경을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죠. 그런데 ‘청소기’라는 단어 앞에 굳이 ‘진공’이란 단어가 왜 붙어있는지 사소한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물질이 없는, 비어있는 상태를 일컫는 ‘진공’이 왜 청소기와 함께 쓰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청소기 안에 우주와 같은 공간이 있기라도 한 걸까요?

 

 

|진공청소기, ‘진공’의 어떤 특성 이용할까


먼저 진공청소기를 한 번 분리해봅시다. 크게 이물질이 유입되는 호스, 그 이물질을 걸러내고 바람만을 통과시키는 필터, 그리고 모터의 회전을 통해 공기를 배출하는 송풍 장치로 나뉩니다. 이 구성품들이 어떻게 진공을 만들어, 어떤 원리로 먼지를 빨아들이는지 알기 위해선 먼저 공기의 특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공기는 항상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즉 공기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는 바람이 부는 원리이기도 한데요. 진공청소기는 바로 이 공기의 압력 차를 이용한 기구입니다. 1분에 만 번 이상 모터를 강하게 회전시켜, 청소기 내부를 진공에 가까운 상태로 만듭니다. 그렇게 내부의 압력이 줄어들면 바깥쪽 공기는 기계 안의 압력보다 높아지게 되죠. 바로 이 내부와 외부의 압력차로 인해서 먼지와 이물질은 공기와 함께 청소기 입구 쪽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물질이 유입되는 호스, 그 이물질을 걸러내고 바람만을 통과시키는 필터, 그리고 모터의 회전을 통해 공기를 배출하는 송풍 장치로 구성되어 있는 진공청소기 

하지만 ‘진공’ 청소기라고 해서 완벽한 진공 상태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진공은 약 1/1000㎜Hg 이하의 저압을 일컫는 말로, 이론적으로 지구상에서 완전한 진공을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진공은 말 그대로 그 어떤 물질도 없는 상태가 진정한 의미의 진공이지만, 과학자들은 그 진공 내에서도 입자들이 계속 생겨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광활한 진공 상태로 유명한 우주조차도 약간의 수소 원자, 먼지, 가스 등의 입자가 떠다니고 있어 온전한 진공이라 보긴 어렵고요. 공학적·과학적인 관점에서 진공청소기의 이름을 정확하게 짓는다면, ‘저기압 청소기’가 더 적합하지 않을까요?

 

 

|1.5t 자동차, 진공청소기 한 대로 들어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진공청소기의 능력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합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은 진공청소기를 이용한 한 가지 실험을 선보였는데요. 바로 진공청소기의 흡입력만을 이용하여 자동차를 들어 올리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실험이었죠. 실험에 사용된 진공청소기는 한 대당 2.7 kg를 들어 올릴 수 있는 흡입력을 자랑하지만, 5개가 모여있더라도 이론상 13kg 남짓을 들어 올릴 것으로 예측됩니다. 언뜻 듣기엔 진공청소기의 능력 허용치보다 훨씬 무거운 1.5t짜리 자동차를 들어 올리기에는 무리인 듯 보이나, 놀랍게도 차를 공중에 띄우는 데 진공청소기 한 대면 충분했습니다. 들어 올려진 자동차에 붙어있는 장치는 일종의 대형 진공청소기로, 일반 진공청소기 5대를 연결해 만든 것인데요. 이 장치 그 자체로 거대한 호스가 되어 표면적이 넓어진 만큼 어마어마한 흡입력을 갖게 된 것입니다.

 

관련 영상 바로가기 >> https://www.youtube.com/watch?v=-eQ52IEoT40

 

 

|우주의 진공상태, 지구에서 구현할 수 있을까

 

진공도가 높은 우주 공간의 모습 

무거운 자동차까지 들어 올릴 수 있는 이 강력한 진공청소기의 위력을 보니 이를 이용하면 진짜 우주 공간과 같은 진공 상태도 지구상에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엉뚱한 상상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 우주처럼 ‘無’에 가까운 진공상태를 구현한 곳이 있는데요. 바로 우리나라의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초전도핵융합장치, ‘KSTAR’의 내부입니다. KSTAR 장치 내부는 실제 우리나라 최초 위성인 우리별 1호가 떠 있는 1300km 위성궤도의 진공 상태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높이 10m, 직경 10m에 달하는 대형 연구시설인 KSTAR 장치 내부를 인공위성이 떠 있는 우주 공간 정도의 진공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과연 진공청소기 몇 대가 필요할까요? 무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청소기는 무려 1,325대가 필요합니다. 이는 거대한 연구장치의 내부를 가득 메운 공기를 초당 42,499L라는 어마어마한 속도와 양으로 빼내야 하기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실제 KSTAR 장치를 진공상태로 만들기 위해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 것을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KSTAR는 장치 내부의 공기를 빼내기 위해 진공청소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진공 펌프’를 사용합니다. KSTAR 장치 내부에서 자유로이 움직이다가 특정 영역으로 빠져나온 기체분자들을 다시 내부로 되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방식을 이용하는 것인데요. 이때 두 가지 방식의 진공 펌프를 사용합니다.

 

크게 터보 분자 펌프와 크라이오 펌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터보 분자 펌프’(Turbo molecular pump)는 진공청소기와 유사하게 ‘회전’을 이용한 방식으로, 일정한 각도를 가지고 고속으로 회전하는 blade와 가스 분자의 충돌에 의한 분자들의 이동을 이용한 것이죠. 이와 달리 ‘크라이오 펌프(Cryo pump)’는 흡착을 이용한 진공 펌프인데요. 이 펌프는 기체를 응축 및 흡착시켜, 고진공을 구현하게 해줍니다. 진공 용기 속에 극저온의 액체헬륨을 이용하여 극저온냉각면(cryo panel)을 만들고 그 위에 기체를 응축시켜 용기 속의 압력을 우주 공간과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죠. 조금 더 쉽게 비유하면, 터보 분자 펌프는 진공 펌프 입구로 들어온 기체분자들을 바가지로 퍼내듯이 용기 밖으로 배출하는 방법이라면, 끈끈이처럼 일정 장소에 붙잡아놓는 방식으로 진공을 잡는 것은 크라이오 펌프인 셈입니다. 각각의 진공 펌프는 장·단점이 있어 상황에 알맞게 선택 및 조율하며, KSTAR 내부를 인공위성이 떠다닐 만큼의 고진공 상태로 만듭니다.

 

터보 분자 펌프(좌)와 크라이오 펌프(우)의 모습 터보 분자 펌프(좌)와 크라이오 펌프(우)의 모습

 

 

그렇다면 도대체 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에는 이런 진공 환경이 왜 필요한 걸까요? KSTAR와 같은 핵융합 장치의 목적은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즉 우주 공간에 있는 태양을 지구에 구현해 태양과 같은 핵융합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우주와 같은 상태인 초고진공 환경을 만들어야만 하죠. 또한 태양은 이미 그 자체로 막대한 중력과 고압 고온의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만, 지구에서 원자핵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전자기적 반발력을 이겨내려면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때 핵융합 장치 내부가 고진공상태를 유지해야만 연료 이외의 불순물 함량이 낮아져 가열해야 할 입자의 수가 적어지고, 1억 도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초고온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결국 대기압의 10억 분의 1 정도로 진공 용기 내 압력을 낮춰 우주와 비슷한 진공 환경이 만들어져야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 KSTAR 내부 진공 용기의 모습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 KSTAR 내부 진공 용기의 모습

 

우리 일상에 스며있는 진공청소기의 ‘진공’ 의미부터, 그 위력까지 살펴보았는데요. 진공청소기 앞에 붙어 익숙하게 불리던 ‘진공’이 우리나라에 작은 우주 공간을 만들어주는 핵융합에너지 연구에 꼭 필요한 원리라는 사실 놀랍지 않나요? 이처럼 언뜻 들으면 멀게만 느껴지는 과학 원리도, 사실 우리 일상 도처에 자리 잡아 삶을 윤택하고 가꾸고 있습니다. ‘진공’을 이용한 청소기, 포장기, 펌프, 보온병이 그렇듯 말이죠. 이처럼 진공의 힘을 빌린 인공태양 KSTAR도 제 역할을 다해 핵융합에너지의 실현이라는 임무를 완수한다면, 그 산물 또한 세상을 반짝반짝 빛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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