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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9

핵융합도 게임처럼? 가상 핵융합장치로 핵융합 상용화 길 찾는다

커뮤니케이션팀   
https://fusionnow.nfri.re.kr/post/nuclear-fusion/988

사람들이 큰 안경을 쓰고 허공에 손을 휘젓기도, 갑자기 주저앉기도 하는 광경을 이제는 익숙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름 아닌 VR 기기를 쓰고 가상현실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직접 가지 않아도 롤러코스터를 즐길 수도 있고, 고층 빌딩 위의 고양이를 구하기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도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VR 체험은 현실에서 직접 체험할 수 없는 것들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하며 또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는데요. 이러한 컴퓨터 속 가상 세계를 현실처럼 재현할 수 있는 버츄얼 머신(Virtual Machine)은 사실 1960년대 우주인 훈련을 위해 개발된 시뮬레이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딛었던 역사적 순간 역시 실제 착륙 이전에 닐 암스트롱은 고요의 기지 착륙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많은 모의훈련을 진행하였습니다.

 

우주비행사들이 훈련을 통해 미리 우주공간을 경험하고 대비했듯 과학 기술 분야에서도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통한 사전 실험을 수행하는 경우는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류의 완벽한 미래에너지가 되어줄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핵융합 연구자들 역시 버츄얼 머신을 통해 핵융합 연구의 난제들을 해결하고 상용화로 가는 최적의 길을 찾고 있습니다. 핵융합에너지로 전기 생산을 실증할 수 있는 단계인 K-DEMO 장치를 건설하기 위해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이를 미리 연습할 수 있는 ‘버츄얼 데모(virtual-DEMO)’의 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선행물리연구부 권재민 박사의 안내로 핵융합 발전소로 향하는 청사진을 그릴 ‘버츄얼 데모’의 문을 열어봤습니다.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딛기까지 수많은 시뮬레이션과 모의실험이 진행됐다. <사진 출처=NASA>

 

 

|버츄얼 데모 기초공사는 시뮬레이션과 물리엔진

 

“버츄얼 데모는 핵융합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기술은 아닙니다. 시뮬레이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상공간에 KSTAR와 같은 핵융합 장치를 짓고 최적의 설계, 최적의 운영방법을 찾도록 도와주는 기술입니다.”

 

권재민 박사가 소개한 버츄얼 데모는 시뮬레이션의 확장판과 유사합니다. 핵융합장치와 같은 대형 연구시설은 실험 조건의 작은 오차, 운영절차상 실수가 발생할 경우 감내해야 할 비용과 시간이 막대한 만큼 완성도 높은 버츄얼 데모의 역할이 중요한데요. 기존의 시뮬레이션 연구가 특정 현상을 중심으로 해답을 찾는 학문적, 정성적 연구였다면, 버츄얼 데모는 실제 핵융합로 운전 결과를 정량적, 종합적으로 예측하는 기술입니다.

 

집을 지을 때도 기초공사가 중요하듯 버츄얼 데모 건설을 위해서는 고도화된 시뮬레이션 기술이 필요합니다. 시뮬레이션은 핵융합로의 다양한 운전조건을 예측하고 검증하는 핵심도구이자 플라즈마의 복잡한 운전 패턴을 분석해 이론을 정립하고, 이론 모델이 실제 물리적으로 타당한지 판단하는 안내자입니다.

 

시뮬레이션이 갖는 힘의 원천은 현실 세계의 물리법칙을 적용한 물리엔진(physics engine)에 있습니다. 가상세계를 움직이는 물리엔진의 핵심은 질량 m인 물체에 f라는 힘을 가하면 가속도 a가 발생한다는 뉴턴의 법칙을 따르는 것이죠. 애니메이션영화 속 주인공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도, 게임 속 캐릭터의 현실감도 모두 물리엔진이 기반입니다. 일례로 슈팅 게임인 레인보우식스는 현실 총알의 질량과 바람의 힘, 이에 따른 가속도와 같은 물리 정보를 체계적으로 입력한 물리엔진 덕에 게임 중 총상을 입으면 시야가 흐려지듯 화면이 흐려지고, 총알이 날아온 방향에 따라 캐릭터가 넘어지는 방향과 각도도 달라지는 등 진짜 총격전을 치르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게임 레인보우식스가 보여주는 현실감은 물리엔진에 기초하듯 핵융합 버츄얼 데모는 실제 플라즈마 물리현상을 담은 물리엔진 개발이 중요하다.

<사진 = rainbow6.ubisoft.com> 

 

 

|스마트폰 개발해도 자체 운영체제가 없다면?

 

버츄얼 데모의 진가는 핵융합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하는 상용화 시대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발전소 운영의 키는 소프트웨어가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권 박사의 설명을 들어 볼까요?

 

“삼성 스마트폰이 애플 아이폰 보다 판매량이 많아도 순이익이 적은 이유, 운영체제를 우리 것 대신 안드로이드에 의존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KSTAR의 앞선 장치개발과 제작, 운영기술을 바탕으로 ITER 건설을 주도하고 있지만, ITER 완공 후 운영에 들어가도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권 박사의 말입니다.

 

버츄얼 데모는 KSTAR는 물론 K-DEMO와 ITER 등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연구에서 견실하게 위치를 잡는데 꼭 필요한 프로젝트입니다. 그중에서도 버츄얼 데모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물리엔진은 우리가 기술 주권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자체 엔진을 포기하는 순간 외국 기술에 종속성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지요.

 

특히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의 경우 건설단계까지는 돈을 내는 지분만큼 참여국의 권리가 보장되고, 건설단계에서 축적한 기술적, 공학적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하지만 실제 운영이 시작되면 각국의 역량에 따라 참여 정도가 달라질 텐데요. 특히 ITER 장치 운전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에, 참여국들에게 실험에 앞서 정밀한 플라즈마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제핵융합로 ITER 건설이 마무리되면 각국의 버츄얼데모 역량이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사진=ITER>

 

 

|단편적 물리현상 예측에서 종합 예측‧운영 능력 키워야!

 

버츄얼 머신과 물리엔진은 일반인에게는 낯선 개념이지만 미국은 1990년대부터 시뮬레이션과 버츄얼 머신을 중심으로 핵융합 연구를 주도해왔습니다. 1960년대 국방과 우주 분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개발하며 그 중요성을 익히 알았던 것인데요. 보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단순 훈련을 넘어 시험 평가, 개념 시연이 가능한 시뮬레이션 및 모델링 기술을 개발‧적용하기 위해 1990년대 DMSO(Defense Modeling and Simulation Office)란 기구도 결성했습니다.

 

미국 핵융합계는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세계 각국과 핵융합 공동연구를 추진하며 시뮬레이션 기술을 더욱 고도화했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물론 유럽의 핵융합 장치에 연구진을 파견하고, 진단장치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다른 나라의 핵융합장치 투자를 통해 각국 핵융합 장치의 특징을 파악하고 실험 테이터를 제공 받을 수 있는 윈윈 전략을 활용한 것입니다.

 

유럽과 일본은 초기 대학을 중심으로 버츄멀 머신 연구를 진행했지만 10여 년 전부터 중앙집중화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기획, 운영하고 있습니다.

 

버츄얼 데모 개발은 실제 K-DEMO 개발만큼이나 많은 준비와 투자가 필요합니다. 버츄얼 데모 건설에 필요한 자원은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 핵융합에너지 생산을 위한 다양한 소재와 재료의 물성과 성능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비롯해 플라즈마 운전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능력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은 단독으로는 가치가 없습니다. 개발된 시뮬레이션이 실제 실험결과를 잘 반영하는지 확인하려면 실험결과 분석 기술도 고도화돼야 합니다. 또 플라즈마 입자 운동을 분석하고 예측하기 위해 알파고를 능가하는 슈퍼컴퓨터 자원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핵융합 상용화에 보다 근접하게 될 ITER 실험을 우리나라가 주도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핵융합 이론 및 모델링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합니다. 발전소 운전을 위한 시뮬레이션 개발은 핵융합연 단독 프로젝트를 넘어 국가 차원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핵융합연이 준비한 청사진을 바탕으로 대학과 외부연구소와 대학 등 전문가들과 함께 실무위원, 자문위원을 구성해 우리나라가 비교우위에 있는 부분, 상대적으로 중요한 부분 등 옥석을 가려낼 계획입니다.

 

 KSTAR와 함께 핵융합 난제를 풀어온 핵융합연 연구진들이 버츄얼 데모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KSTAR 완공 후 10년, 핵융합연 연구진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핵융합의 난제를 하나씩 밝히며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 달성 및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기록 90초 달성에 성공하며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권 박사는 올 연말이면 핵융합연에 페타플롭스(10의 15제곱, 1초당 1,000조번의 연산처리)급 슈퍼컴퓨터가 지원투수로 등장한다며 버츄얼 데모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는데요. 유럽과 미국의 버츄얼 데모가 현실의 물리적 핵융합장치를 중심으로 성능을 예측하고 검증하는 연구에 집중해 왔다면, 한국의 버츄얼 데모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물리적인 현실 K-DEMO를 준비하는 첫 단추인 동시에 상용화의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열쇠로 탄생할 계획입니다.

 

아프리카 격언 중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한국의 버츄얼 데모 건설을 위한 밑그림을 국민과 함께 그려가겠습니다.

 

 성공적인 ITER 운영, K-DEMO를 이끌 버츄얼 데모 청사진을 준비하는 권재민 선행물리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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