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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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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7

지구에서 만들어진 인공태양의 종류

커뮤니케이션팀   
https://fusionnow.nfri.re.kr/post/nuclear-fusion/991

 

 

그리스신화 속에서 등장하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 그리스어로 ‘태양’의 뜻을 가진 그는 4마리의 신마(神馬)가 끄는 전차를 타고 하늘을 달려 태양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렇게 떠오른 태양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게 살아갈 수 있는 근원의 힘을 주는데요. 태양의 신 헬리오스에게 도전하듯, 우리 인간들은 지구 안에서 태양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바로 꺼지지 않는 태양, 그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에너지를 얻기 위함이었습니다.

 

1900년대 초 태양 에너지가 수소원자핵들이 융합하는 핵융합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을 시작으로 과학자들은 이를 이용한 인류의 새로운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에 몰두합니다. 말 그대로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만들 수 있는 ‘인공태양’ 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죠. 태양 중심의 수소들이 융합할 수 있는 이유는 높은 중력과 초고온 상태인 태양의 환경 때문입니다. 즉 태양과 같은 환경을 지구에 만들 수 있다면,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인공태양’을 만들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태양과 같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태양에서는 1,500만℃에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지만, 중력이 훨씬 작은 지구에서는 1억℃ 이상의 초고온 상태가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1억℃의 온도, 그리고 이런 초고온을 견디는 용기, 핵융합 반응의 유지 등 ‘인공태양’을 완성하기 위한 여러 문제와 변수들이 존재하지만, 과학자들은 이를 하나둘씩 해결하며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완벽한 ‘인공태양’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태양에 가까워진 ‘인공태양’은 어떤 형태인지, 또 다른 방법은 없는지 핵융합에너지를 얻기 위한 여러 종류의 연구 장치들을 소개합니다.

 

  

|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가두는 도넛, 토카막


태양의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핵융합장치 중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있는 것은 바로 자기장을 이용한 인공태양 ‘토카막(Tokamak)’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초전도핵융합장치인 KSTAR 와 국제 공동으로 개발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 이 대표적인 토카막 장치이지요.

  

토카막이란 러시아어인 ‘Toroidalnaya Kamera Magnitnaya Katushka’의 첫 글자를 따와 만든 핵융합실험장치의 명칭으로, ‘자기장 코일로 만든 도넛형 가둠 장치’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자석에 전류를 흘리면, 전자석 주위로 자기장이 형성되는데요. 토카막은 도넛 모양의 진공용기 주변을 전자석으로 둘러싸고 그물 형태의 자기장을 만들어 태양과 같은 상태인 초고온의 플라즈마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자기장 그물은 도넛 모양의 진공 용기의 둘레를 따라 설치되는 D자 모양의 토로이달 자석과 도넛과 같은 원형 모양의 폴로이달 자석이 만들어내는 자기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토카막의 자기장 그물로 플라즈마를 가두는데에도 몇 가지 문제점이 존재합니다. 도넛 형태로 된 토카막 안에서 플라즈마가 흐르면, 안쪽이 바깥쪽보다 압축되어 있어 자기장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습니다. 이렇게 되면 플라즈마 입자는 상대적으로 자기장의 영향을 덜 받는 도넛의 바깥쪽 부분으로 탈출할 가능성이 높아지죠. 또, 플라즈마에 전류를 흘려보내는 도중 전류가 불안정해지거나 중단되면 핵융합 반응 또한 멈출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이 문제점은 고성능플라즈마모드인 ‘H-모드’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H-모드에서의 플라즈마 성능은 약 2배 이상 증가하며, 플라즈마가 자기장에 잘 가둬져 열이 빠져나가지 않아 더 안정적인 핵융합 실험이 가능해지죠. 이 밖에도 여러 토카막 장치에서는 초고온을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잘 가두고 핵융합 반응이 오래 유지될 수 있는 토카막 운전 방식을 찾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꽈배기처럼 빙글빙글 꼬았다, 스텔러레이터


물론, 핵융합 연구 장치로 오로지 토카막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토카막의 사촌으로 여겨지는 ‘스텔러레이터’ 역시 자기장을 이용한 핵융합장치입니다. 1951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라이만 스피처 박사는 기존과는 색다른 방식의 핵융합 연구 장치를 고안해냅니다. 그는 플라즈마 도넛 주위를 기묘하게 휜 전자석으로 둘러싸는 형태를 떠올렸는데요. 자기장의 모양 자체를 꼬아 놓아 별다른 제어 없이도 플라즈마 입자가 도넛의 안쪽과 바깥쪽을 오갈 수 있는, ‘플라즈마 핀치’ 원리를 활용하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플라즈마는 자기장의 강약에 따라 스스로 압축될 수 있어, 자기장을 일일이 제어하는 복잡한 작업 없이도 플라즈마를 가둘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 이론대로 정교하게 휘어진 코일을 제작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초전도 자석이 mm 이하의 아주 정교한 단위로 조금씩 틀어져야 하는, 정밀한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죠. 세계 각국에서는 핵융합 실험 장치로 제시된 스텔러레이터를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투자했지만, 실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스텔러레이터인 독일의 벤텔슈타인 7X Wendelstein. ⓒIPP


그러나 스텔러레이터의 실현을 위해 연구를 거듭하던 독일에서 2016년 크나큰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벤텔슈타인 7X Wendelstein (W7-X)’라는, 역대 가장 강력하고 거대한 스텔러레이터를 탄생시킨 것이죠. 제작에만 10년 이상의 시간과 10억 유로 이상의 예산이 소요된 W7-X의 초전도체 자석 코일은 높이가 3.5m, 무게가 6t에 달합니다.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교한 수치를 계산하고, 그 추산대로 제작과 조립을 거쳐 세계 최대 규모의 스텔러레이터W7-X가 탄생할 수 있었죠. 이제 초기 운전을 진행하고 있는 W7-X가 앞으로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라는 과제를 풀 수 있는 어떤 성과들을 보여줄지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온고압의 레이저 핵융합, 사실은 무기용?

기존 핵융합연구장치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토카막과 스텔러레이터 외에도, 색다른 방식인‘레이저 핵융합’ 또한 존재합니다. 레이저 핵융합은 기존의 전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가두는 방식 대신, 레이저나 입자빔을 통한 관성력을 이용하는 것인데요. 이 이론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 국립점화연구소(NIF)는 2009년 레이저를 이용한 핵융합 실험시설인 ‘노바’를 완공, 2011년부터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노바는 높이 25m, 너비 914m의 실험 공간으로, 그 내부에 강력한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는 장치 192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192개의 레이저 장치를 통해 단 한 지점으로 에너지를 모아 핵융합 실험을 진행하는 NIF의 노바. ⓒphysicsworld

 

이 수많은 레이저가 겨누고 있는 곳은 단 한 지점, 바로 실험실 한가운데 놓여있는 금속 원통 ‘펠릿’ 입니다. 모든 레이저가 쏘이면 펠릿에 모이는 에너지는 약 500TW로, 온도는 자그마치 4,000만K까지 치솟죠. 중수소와 삼중수소에 이뤄진 작은 재료 뭉치에 강력한 레이저를 쏘면 폭발이 유도되고, 폭발이 발생하면 중수소-삼중수소 가스는 고체의 20~100배 이상으로 초고밀도 압축을 일으키며 고온을 이루게 됩니다. 이렇게 탄생한 고온과 밀도는 별의 중심부와 비슷한 환경을 조성, 핵융합을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을 높여주고요.

  

하지만 레이저 핵융합은 펠릿의 파편이나 벽과의 상호작용으로 불순물이 발생, 핵융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물론 이를 피해가며 정확하게 펠릿을 쏠 수 있는 추적 기술과 레이저 급속 충전 기술 등 다양한 연구를 거듭하며 미흡한 실정을 채워나가고 있지만, 사실상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 탓에 잠시 주춤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레이저 핵융합으로 발생한 에너지는 일상에서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수소 폭탄 실험에서 핵융합 기폭제로 원자 폭탄을 이용한 것처럼, 레이저를 기폭제로 대체해 무기로 만드는 것이죠. 이처럼 레이저 핵융합은 핵융합 발전을 위한 연구에는 한계가 있지만, 여러 분야에서 관심받고 있는 핵융합 장치 중 하나입니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토카막. ⓒiter.org 

 

이렇듯 하늘의 유일한 태양과는 달리, 지구에는 세계 곳곳 다양한 인공태양이 인류의 미래를 비추고 있습니다. 그중 인류가 꿈꾸는 진짜 ‘인공태양’, 핵융합발전소 개발을 위한 연구에서는 현재 ‘토카막’ 방식이 가장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때문에 우리나라의 KSTAR를 포함해 세계 핵융합 장치의 대부분이 토카막 형태이며, 세계 핵융합 상용화 연구의 중심 무대인 ITER 또한 토카막을 핵융합 연구 장치로 채택하여 연구를 거듭하고 있죠. 하지만 해가 갈수록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기술이 진보하고 있는 만큼, 현재 선두를 달리는 기술이 아니더라도 다른 핵융합 방식 또한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빛나고 있지만, 지향하는 목표는 결국 하나로 귀결됩니다. 바로 태양을 닮은 '무한 청정에너지의 실현'이죠. 도달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지만, 끊임없는 도전과 연구를 통해 인류와 환경을 생각하는 연구진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빛나고 있을 세계 곳곳의 인공태양이 인류의 미래를 더욱 따뜻하게 비출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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