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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7

[남박사의 세시풍속 7화] 이해의 기술

시스템 관리자   
https://fusionnow.nfri.re.kr/post/peoples/253


얼마 전에 아내와 이야기를 하다가 서운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있었던 이런 저런 힘들었던 일을 이야기 했는데 버릇처럼 이 부분은 잘했고 저 부분은 잘못했다는 식으로 소위 말하는 지적질을 한 거죠. 아내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아이들과 다투느라 맘이 안 좋았었는데 저까지 잘못했다는 식으로 말을 하니까 그게 무척이나 서운했나 봅니다.

 

뭐 남자와 여자 사이에 흔하게 있는 일이고 개그콘서트에서도 소재로 사용되는 전국민적인 이야기 거리라 저도 어떤 게 정답인지 머리로는 알고 있습니다. 우선은 아내가 힘들었던 것을 이해하고 위로해 줬어야 겠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면 되는 일인데 그걸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게 쉽지는 않더군요.

 

연구원들을 보면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팔이 안으로 굽어서 그렇게 보이는 걸 수도 있지만요. 반면에 자연 법칙을 주로 고민해서 그런지 몰라도 인간 관계에 있어서도 누구나 지켜야 할 보편적인 법칙을 세우고 상대방도 그 기준대로 행동하기를 기대하다가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유난히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아내를 서운하게 한 것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죠.

 

물론 많은 사람들이 모인 사회에서는 그러한 보편적인 법칙이 없다면 큰 혼란이 생기겠죠. 하지만 조직의 크기가 작아지고 일대일 관계가 될 수록 보편적인 법칙을 적용하는 것 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배려해 주는 것이 더 좋은 해결책인 경우가 많습니다. 공적인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서도 매번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해 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왜 상대방이 내 기대와 다른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한 번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시작점은 상대방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믿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대방이 이상한 행동을 한다면 그건 그 사람이 원래 이상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행동을 하게끔 하는 외부적인 요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제가 단순히 아내가 잘못한 부분을 지적하는 게 아니라 내 아내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를 먼저 고민했다면 아마도 남편이 바쁘다고 가족들을 못 챙기는 와중에 혼자 아이들을 돌보느라 너무 지쳤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을거고 아내를 서운하게 하는 일도 없었겠죠.

 

뭐 이런 게 항상 정답일 수는 없겠죠. 가끔은 정말 개인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일단은 사람보다는 상황에서 문제점을 찾기 시작하는 것이 불필요한 갈등을 없앨 수 있는 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선 저 부터 그런 생각을 지키도록 노력해 봐야 겠네요.



 * Fusion Now 블로그에서는 '남박사의 세시풍속'을 매월 한 편씩 연재하고 있습니다. 남용운 박사님은 현재 KSTAR 연구센터 플라즈마수송연구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2013년 네티즌과 함께하는 '핵융합 토크 콘서트'에서 김태양 박사 役을 맡아 참가자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며 큰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또한 국가핵융합연구소 내부 채널 토러스(Torus)를 통해 핵융합 연구자로서 느끼는 연구소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전해왔는데요. 그 중 발췌한 일부와 다양한 새로운 주제들로 국가핵융합연구소 공식 블로그를 통해 여러분과 함께 소통하겠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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