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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9

[남박사의 세시풍속 8화] 조선의 유교사상, 그리고 우리의 오늘

시스템 관리자   
https://fusionnow.nfri.re.kr/post/peoples/284


최근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나면 꼭 내 책꽂이에 꽂아 놓아야 마음이 편해지는 성격 때문에 다달이 나가는 책 값이 만만치 않은데 이번 책은 내용도 흥미로운데다가 오랜만에 보는 만화책이라 너무 빨리 다 읽어 버릴 까봐 걱정이 될 정도네요. 도서정가제 시행되기 전에 미리 좀 사 놓아야 한다고 와이프를 설득해서 지른 책인데 정작 시행도 되기 전에 다 읽어 버리게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조선을 지배했던 정치 철학인 유교 사상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유교 자체는 중국에서 비롯되었지만 가장 유교적인 국가는 중국이 아니라 오히려 조선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교라고 하면 충효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구시대적인 사상이라는 선입견을 저 역시 갖고 있었는데요. 정치사상으로서의 유교는 참 놀라울 정도로 선구적이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유교에서 신하는 임금에게 무조건 충성해야 하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임금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더군요. 임금은 항상 신하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임금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임금의 잘못된 점을 간하는 것이 진정한 신하로 여겨졌다는 점은 참 놀랍습니다. 게다가 임금과 신하를 막론하고 잘못이 있으면 날카롭게 지적했던 삼사의 존재는 오늘날의 언론보다도 더 뛰어났습니다. 동시대에 과연 이 정도로 잘 갖추어진 정치 체제가 다른 어느 나라에 있었을까 싶더군요.

 

게다가 이러한 신하를 대하는 임금의 자세도 대단했습니다. 경연과 조회를 통해 신하들과 토론하고 상소를 통해 관직에 있지 않은 선비들의 의견을 듣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설령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수가 주장하는 것은 일단 따르는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시대적인 한계는 여기저기 보이고 중국에 대한 무한사대주의가 거슬리기는 하지만 그런 현대적인 정치 제도를 유지했던 우리 조상의 높은 도덕 수준이 참 자랑스러웠습니다.

 

지난 번에 연구원의 유연함과 솔직함이 정치적인 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글을 썼었는데요. 그래도 역시 연구원에게 정치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가장 힘든 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연구원들은 다른 사람의 생각이 옳다고 깨달았을 때 흔쾌히 받아들이는 것은 참 잘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 때는 고집스러울 정도로 용납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이 연구원들이 조직을 이루고 융합하여 일을 해 나가는 데 장애가 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실무자들이 일을 해 나가는 방식이 매니저의 생각과 다를 때 충돌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신념과 다른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절대 권력을 가진 임금도 신하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성향에 따라 적재적소에 활용했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되새겨 봐야 하겠습니다.

 * Fusion Now 블로그에서는 '남박사의 세시풍속'을 매월 한 편씩 연재하고 있습니다. 남용운 박사님은 현재 KSTAR 연구센터 플라즈마수송연구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2013년 네티즌과 함께하는 '핵융합 토크 콘서트'에서 김태양 박사 役을 맡아 참가자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며 큰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또한 국가핵융합연구소 내부 채널 토러스(Torus)를 통해 핵융합 연구자로서 느끼는 연구소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전해왔는데요. 그 중 발췌한 일부와 다양한 새로운 주제들로 국가핵융합연구소 공식 블로그를 통해 여러분과 함께 소통하겠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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