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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8

[남박사의 세시풍속 10화] 마흔의 새해 다짐

시스템 관리자   
https://fusionnow.nfri.re.kr/post/peoples/331

2015년이 되면서 이제 저도 공식적으로 40대가 되었습니다. 만으로 나이를 따지면서 우겨볼 수 있는 여지는 있습니다만 좀 구차하죠. 지구가 공전 궤도 상의 특정 지점을 지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생각하며 연말연시를 송년회와 신년회를 위한 핑계로만 이용하는 저이지만 40이라는 숫자가 주는 중압감은 무시할 수 없더군요.


무엇보다 평균 수명을 고려했을 때 이제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더 짧다는 게 참 가슴 아팠습니다. 지금까지 뭐 하나 이뤄 놓은 것도 없는데 벌써 인생을 반이나 써 버린 거죠. 이제 더 이상은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되겠다, 삶을 알차게 채워야겠다, 이런 생각이 저절로 떠 오르게 되더군요.

 


그런데 딜레마는 과연 어떻게 채울 것 인가였습니다. 도대체 무얼 할 지 고민하는 와중에 벌써 1월이 거의 다 지나가 버렸더군요. 일단 나이가 꺾여서 내리막이 되면 점점 가속이 붙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더니 새해 다짐을 채 다 하기도 전에 한 달이 사라져 버리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조바심을 내 봐야 이거다 할 만한 무언가는 더더욱 손에 잡히지 않더군요.

 

그래서 작전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무얼 할 지를 생각하는 대신에 무얼 하지 말 지를 생각하기로요. 그랬더니 얼른 답이 하나 나오더군요. 우선 이렇게 망설이고 머뭇거리기를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더 나이 많으신 분들이 보시기엔 가소롭겠지만 마흔이라는 나이는 그렇게 망설이며 시간을 보낼 여유까지는 없어 보이거든요.


또 한 가지는 의미 없이 시간을 흘려 보내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무얼 하더라도 적어도 하는 동안이라도 재미가 있으면 의미가 없진 않겠죠. 하지만 저의 하루를 돌아보면 그다지 재미도 없으면서 자투리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인터넷 서핑 따위를 하면서 시간을 죽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일을 하기에 애매한 짧은 시간이라도 아껴서 나중에 돌아볼 때 무언가 남을 만한 그런 일에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도 아니라면 최소한 기분 전환이라도 되어야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눈치를 보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마흔의 나이를 불혹이라고 하는데 거기에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제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귀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되 그런 시선들을 다 담고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단단해 져야겠죠.

 

새해 다짐이라는 것이 삼일 만 지나도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마련이지만 이번 다짐만큼은 지구가 태양을 공전할 때마다 하는 흔한 다짐이 아니라 나란 존재가 평생 한 번 하는 우주 역사상 단 한 번만 있는 마흔의 새해 다짐이라는 생각으로 한 번 잘 지켜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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