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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31

[남박사의 세시풍속] 15화 – 아빠를 부탁해

시스템 관리자   
https://fusionnow.nfri.re.kr/post/peoples/394


저는 원래 방송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편은 아닙니다. 더구나 어떤 일을 시간을 정해 놓고 하는 것은 왠지 제 자신을 구속하는 것 같아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니면 피하려고 하다보니 텔레비전을 본다고 해도 다시보기로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을 찾아보는 정도지 본방사수하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시피 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꼭 챙겨 보는 프로그램이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아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인데 대략 50대의 아버지와 20대의 딸이 그 동안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내용을 주제로 하는 리얼 예능이죠.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딸이 있을 뿐이지만 이상하게 방송 내용에 참 공감이 많이 가더군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아버지라는 존재는 참 어려운 존재였죠. 경제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가장들에게 가족을 포기하고 일할 것을 강요하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버지와 가족 간의 유대감은 낮아질 수 밖에 없었고 그 부족한 부분을 권위와 존경심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 많은 가정의 모습이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권위를 내세우는 분은 아니셨지만 그래도 아버지라고 하면 왠지 어려워서 살가운 기억들을 많이 만들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요즘에 손주들을 보며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기도 하면서도 제가 어렸을 때에도 아버지에게 지금처럼 여유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가끔 제 딸을 찾으시며 여동생 이름을 부르시는게 단순한 실수로만 여겨지지는 않더군요.

 

아버지의 입장에서 보면 가족 중에서도 특히 딸은 여러 가지 의미로 다가옵니다. 딸바보라는 말이 흔할 정도로 뭘 해도 이쁘기만 한 것이 딸이면서도 정작 그 딸이 나이가 들어가면 아버지가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은 급격하게 줄어들죠. 가까워지고 싶으면서도 가까워지기 어려운 딸이라는 존재가 아버지가 바라보는 가족을 가장 선명하게 상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는 가족 내에서 아버지의 위치가 슈퍼맨으로 다시 자리 매겨지고 있더군요. 가족 내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커진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해 보이지만 그것이 육아의 분담이라는 관점에서 힘든 일이라는 쪽에 초점이 맞춰지는 점은 좀 아쉽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아버지들이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였던 가족 내에서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다는 거겠죠.

 

그런 의미에서 딸과 친해지고자 노력하는 아버지들을 보는 것은 제게 참 많은 생각과 다짐을 하게하고 또 그 과정을 보며 스스로 힐링이 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끔 진짜 딸이 놀아달라고 매달릴 때 뿌리치며 그 프로그램을 본방사수하게 되는 건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요즘 제가 느끼는 딜레마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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