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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2

[남박사의 세시풍속] 17화 – 세상은 넓고 놀 것은 많다

시스템 관리자   
https://fusionnow.nfri.re.kr/post/peoples/414


외국에서 연구원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가장 놀라는 것 중 하나가 밤의 풍경입니다. 해가 지면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는 나라가 많지만 우리 나라는 새벽이 다 되어가도록 대부분의 상점들이 여전히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신기해 보이는 거죠.

 

다른 연구소를 방문하여 일을 하다 보면 밤 늦게 끝나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면 외국에서는 식당은 물론 마트도 모두 문을 닫은 후라 저녁 한 끼를 챙겨먹기 곤란한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오히려 그 시간에 더욱 식당들이 성업 중이니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 밖에 없죠. 게다가 그런 밤거리를 돌아다녀도 위험하지 않고 안전하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라고는 합니다.

 

그런 걸 보면 우리 민족이 예로부터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속설이 납득이 갑니다. 지금은 선진국 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일하는 시간이 길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기도 하지만 열심히 일한 만큼 또 열심히 놀기도 하는 것이 또 우리의 문화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음주가무라는 범위를 벗어나면 우리의 놀이 문화는 급격하게 불모지로 변해 버립니다. 최근에는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음주’가 ‘음식’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 같긴 하더군요. 텔레비전을 켜도 온통 먹고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들이 가득합니다. 여행을 가더라도 무엇을 보느냐 보다 무엇을 먹느냐를 더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동료들과 교류를 하려고 해도 술과 음식을 빼고 나면 특별히 할 게 없습니다.

 

외국의 연구원들과 이런 저런 잡담을 나누다 보면 취미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있습니다.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럴 때면 참 대답이 궁색해집니다. 독서, 스포츠, 악기 연주, 여행, 자동차 튜닝, 음악 감상, 컴퓨터 게임, 영화 감상, 요리, 무선 조종 자동차, 격투기, 그림 그리기, 블로깅, 팬클럽, 패션, 밀리터리, 원예, 인테리어, 수집, 사진 촬영, 등등 이루 셀 수도 없이 다양한 이 놀이 거리들 중에서 우리가 즐기고 있는 것은 얼마나 되나요.

 

주변 사람들과 흔히 서로 하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뭐 재미있는 것 없나’입니다. 세상에 이처럼 놀 것들이 많은데도 그런 고민을 한다는 것은 재미있는 게 없기 때문이 아니라 재미있는 것을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사실 예전에는 삼십대를 넘어간 사람이 음주가무나 골프, 낚시, 등산 정도 이외의 취미를 갖는다는 게 어딘지 한가해 보이고 나잇값을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키덜트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나이로 취미를 구분하는 것이 무색해 졌죠.

 

저도 귀찮음병이 있긴 하지만 마음만큼은 일 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또 놀 때도 열심히 노는 게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취미에 대한 편견부터 버려야 할 것 같네요. 아무리 사소하고 유치해 보이는 것도 나만 재미있으면 훌륭한 취미입니다. 눈치보지 말고 당당하게 여가 시간을 즐기는 것이 또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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