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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9

[남박사의 세시풍속] 23화 – 중력파 관측과 핵융합

시스템 관리자   
https://fusionnow.nfri.re.kr/post/peoples/480


몇 주전 중력파를 관측했다는 뉴스가 온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었죠.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존재할 것으로 예측되었지만 너무나 미세한 변화라 아직까지 아무도 직접 측정하는데 성공하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에서 LIGO라는 레이저 간섭계를 이용하여 이를 측정하는데 성공하였고 실험 결과가 검증된다면 유력한 노벨상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해마다 노벨상 시즌이 되면 왜 우리는 과학 분야 노벨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우리 나라를 휩쓸고 지나갑니다. 저 역시 과학을 연구하고는 있지만 노벨상을 수상하는 연구들은 제가 하는 연구하고는 거리가 멀었기에 항상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들렸었죠. 핵융합 연구는 성공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아직까지는 결과가 검증되어야 하는 노벨상은 물론이고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대표적인 과학 잡지에도 좀처럼 연구 결과가 거론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중력파 검출 뉴스에는 큰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는데요. 바로 검출에 사용된 레이저 간섭계라는 기술이 플라즈마의 측정에도 사용되는 기술이고 KSTAR에도 설치되어 있는 진단 장치이기 때문이죠. 간섭계는 기본적으로 거리의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장치입니다. 중력파가 지나가게 되면 시공간의 뒤틀림으로 인해 매우 미세한 거리의 변화가 발생하는데 이를 측정하기 위해 양성자 지름의 만 분의 일에 해당하는 변화까지 측정할 수 있는 길이 4 킬로미터의 거대하면서도 극도로 정밀한 간섭계가 사용되었죠.


 핵융합에서는 레이저가 플라즈마를 지나갈 때 미세하게 경로 길이가 달라지는 현상을 이용하여 전자의 밀도를 측정하는데 간섭계가 활용됩니다. 원리는 중력파 검출에 사용된 간섭계와 동일하지만 측정하고자 하는 변화가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변화이다 보니 장치 자체는 훨씬 간단하죠. 하지만 장치 개발을 위해 레이저 기술, 진동 제어 기술, 광학 기술, 진공 기술 등이 필요한 것은 동일합니다.


 그런 이유에서 이번 중력파 검출 소식은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이 그저 주어지는 업무가 아니라 과학 연구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과학 연구가 제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일이라는 점도요. 이런 저런 잡다한 업무에 시달리며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현실에 치이느라 그토록 하고 싶었던 연구도 그저 하나의 업무처럼 처리해 오지는 않았나 반성하게 됩니다.


 언젠가 핵융합이 실현되면 아마도 가장 핵심적인 연구를 수행한 사람에게 노벨상의 영광이 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때 저도 그 연구에 작은 기여나마 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제 본연의 업무인 연구에 좀 더 집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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