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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8

[남박사의 세시풍속] 24화 – 인공지능과 인간

시스템 관리자   
https://fusionnow.nfri.re.kr/post/peoples/481



 최근에는 어쩐지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서 국가대표 축구 경기가 열려도 시큰둥했었는데 얼마 전에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재미있는 시합 중계를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이었는데요.바둑에 대해 깊이 모르는 저도 초읽기 종료 직전에 돌을 내려 놓을 때 마다 해설자들의 평가를 기다리며 가슴을 졸이게 되더라고요.


 승부의 향방도 흥미로왔지만 긴 중계 시간 동안 인공 지능과 인간에 대해 곱씹어 생각해 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공상과학으로만 상상했던 일들이 하나 둘 씩 실현되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에 괜히 들뜨기도 했고요.


 물론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다고 해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눈 앞에 바싹 다가와 있다고는 할 수 없겠죠. 비록 인간 최고수를 이기기는 했지만 알고리즘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알파고의 성능은 인간의 두뇌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입니다. 다만 엄청나게 빠른 계산 속도로 낮은 효율을 극복했을 뿐이죠. 수 천대의 슈퍼컴퓨터가 연결되어 겨우 해내는 일을 인간은 작은 두뇌로 해 내고 있으니까요.


 다만 이번 시합으로 인해 인간만의 영역이라고 여겼던 것들은 조금씩 무너져 가리라고 생각됩니다. 바둑 시합에 꼭 필요하다고 여겼던 직관도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여겨져 왔지만 그 역시 일정 수준 기계에 의해 모방될 수 있음이 증명되었으니까요. 언젠가는 인간의 감정 역시 기계에 의해 모방되고 표현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어떤 부분은 영원히 기계에 의해 모방될 수 없으며 이는 인간에게는 비물질적 속성, 즉 영혼과 같은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인간이 하는 모든 일들은 뇌와 신경의 전기 흐름에 의해 일어나며 따라서 원리적으로 기계에 의해 구현될 수 있다고 믿는 저와 같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인간은 한낱 물질일 뿐이며 다른 물질 이상으로 존중받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저 역시 인간이고 인간으로써 존중받고 싶으니까요. 다만 그러한 인간다움이 우리의 어떤 부분에 농축되어 있고 진짜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지켜야 하는지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인간이 단지 다른 동물 보다 똑똑하기 때문에 존엄한 것은 아니겠죠. 알파고에게 끝끝내 한 판을 이긴 이세돌보다 딸바보라는 이세돌의 모습에서 더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 것은 저 뿐만이 아닐 겁니다. 다른 사람과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에 인간다움의 정수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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