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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3

[남박사의 세시풍속] 25화 - 핵융합 연구에서 보람 찾기!

이하나   
https://fusionnow.nfri.re.kr/post/peoples/512

 

 

 얼마 전 한 동료 연구원 분이 단독주택을 신축하고 있는 현장을 구경하고 온 적이 있었습니다. 아기자기하게 지어지고 있는 집을 보고 감탄하면서 한 편으로는 그런 집을 짓기 위해 건축설계사를 비롯한 시공자들과 겪어야 하는 갈등들에 대한 한탄도 이어졌죠. 결국 사람들의 결론은 그냥 차라리 내가 자격증을 따서 직접 설계하고 짓기도 하면 속 편할 텐데, 건축일 하는 사람들은 일하는 게 참 재미있겠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점심 식사 후에 커피 한 잔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동차 이야기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면 자동차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전문가 못지 않는 수준의 지식을 갖춘 분들도 있게 마련인데 역시 결론은 자동차 만드는 사람은 참 재미있겠다 라는 쪽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뿐 인가요. 게임 이야기를 할 때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스마트폰 이야기를 할 때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내가 하는 일은 재미없는데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은 참 재미있어 보이는 게 사람들의 심리인가 봅니다. 그래서 정말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만 즐기고 직업으로는 갖지 말라는 말도 있죠. 하지만 핵융합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다른 연구자들보다도 더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핵융합이라는 것이 실생활에 당장 적용되어 주변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머리 속에서 완벽한 세계를 그리는 이론적인 작업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면에 바깥에서 핵융합 연구자들을 보는 시선은 좀 다릅니다. 핵융합이라고 하면 일단 어감 자체가 멋있죠. 공상과학 영화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주제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핵융합을 연구한다고 하면 마치 태권브이 같은 로봇을 만드는 것처럼 폼 나는 최첨단 과학을 연구하는 것으로 여기며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그런 모습을 상상하며 핵융합 연구자를 꿈꾸는 학생들도 많고요. 

 핵융합이라는 것이 정말 멋있고 또 전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원대한 목표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미래의 큰 꿈을 바라보며 티도 나지 않는 작은 벽돌 하나를 쌓아가는 일에서 보람을 찾는 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은 내가 요리사가 되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맛있게 요리를 만들면 그걸 먹으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며 단 십 분만에 보람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내가 훌륭한 논문을 써서 발표한 들 그걸로 당장 행복해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결국 그런 작은 보람들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찾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서로 도와가며 일하고 내가 열심히 일한 결과가 주변 사람들을 편하게 하고 또 그 사람들이 더 훌륭한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바탕이 되는 모습을 보며 우리들끼리 서로 칭찬해 줘야겠네요. 핵융합 실용화가 눈 앞에 다가올 때 까지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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