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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2

전자제품 속 ‘플라즈마’ 기능, 어떤 원리일까?

커뮤니케이션팀   
https://fusionnow.nfri.re.kr/post/plasma/1078

요즘 가정용 미용기기나, 의류 관리,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생활 제품의 광고에서 접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바로 ‘플라즈마’ 기능이 탑재된 제품들인데요. 플라즈마 기능을 지닌 생활가전 들의 광고 문구들을 보면, 플라즈마가 피부 재생을 돕기도 하고 집안의 공기나 의류의 미세먼지나 세균도 제거해준다고 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살균이나 청결 유지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런 플라즈마 기능을 지닌 제품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과연 플라즈마는 무엇이길래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또 이런 특성을 어떤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일까요?

 

 

| 플라즈마,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류의 주역

 

먼저 플라즈마가 무엇인지 한번 파헤쳐봅시다. 플라즈마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고체, 액체, 기체가 아닌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물질의 네 번째 상태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체에 고온이나 에너지를 가하면 액체, 혹은 기체가 되고, 이 기체 상태에 높은 에너지나 열을 가하면 기체는 초고온으로 달아오르게 되죠. 이때 지속해서 달궈진 기체가 전자와 중성입자, 원자핵 등의 입자로 분리되는데요. 이 상태가 바로 ‘플라즈마’입니다. 이렇듯 플라즈마가 만들어지려면, 물이 수증기가 되는 100℃의 온도보다도 훨씬 높은 수십 만도에서부터 수백 만도에 이르기까지의 초고온이 필요하죠. 그래서 우리 일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연에서 볼 수 있는 플라즈마도 있습니다. 모두 한 번쯤 본적이 있는 번개가 바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플라즈마 상태이고, 극지방에 나타나는 아름다운 오로라 역시 플라즈마입니다.

 

이런 자연의 플라즈마 외에도 인공적으로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면, 우리의 실생활뿐 아니라 여러 산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플라즈마가 발생할 때 만들어지는 다양한 ‘라디칼’의 특성을 이용한 덕분입니다. 라디칼은 다른 물질과 반응하기 쉬운 상태이며, 다른 물질들과 반응할 때 그 성질을 바꿔 놓는 특징이 있습니다. 어떤 기체를 이용하고, 어떠한 형태로 플라즈마를 만드느냐에 따라서 생성되는 라디칼들은 각기 다른 물리 화학적 성질을 갖게 됩니다. 광학적으로 응용할 경우 발광성을, 화학적으로 응용할 경우 반응성을, 전기적으로 응용할 경우 전도성을, 역학적으로 응용할 경우 고속 입자를 갖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다채롭게 탄생한 플라즈마의 라디칼은 인류에게 편리함을 선사할 다양한 발명품을 탄생시키며, 신의 선물이라고도 불리게 된 이유입니다.

 

플라즈마 원리에서 비롯된 형광등과 오로라의 이미지 

 

| 일상 속 모르고 지나쳤던 플라즈마의 재발견!

 

눈을 조금만 둘러보면 바로 가까이 사무실이나 집안 곳곳에서 플라즈마 현상을 이용한 다양한 산물을 또 발견할 수 있을 텐데요. 그중 가장 대표적인 예는 바로 ‘형광등’ 입니다. 형광등은 진공으로 배기 된 유리관 내에 아르곤과 수은을 가스 상태로 주입한 후 밀봉되어 있는데요. 형광등 양쪽 끝에 위치한 필라멘트에 전기장이 가해지면 저항으로 인해 필라멘트가 가열되고, 이로 인해 열전자가 방출됩니다. 이 현상을 바로 ‘방전 플라즈마’라 일컫는데요. 이때 방출된 열전자는 수은과 충돌하여 빛을 내는 것이죠. 세계 곳곳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이기로 유명한, ‘오로라’ 역시 이러한 방전 플라즈마의 원리로 발생하는 자연 현상입니다.

 

일상 속 널리 존재하고 있는 플라즈마는 이뿐이 아닙니다. 미세먼지의 습격 이후로 필수 가전제품으로 떠오른 공기청정기에서도 플라즈마 기능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 생활에서 사용되는 플라즈마는 대부분 직류 방전을 이용해 만들어지는데요. 직류 방전은 양극과 음극, 두 판을 만들고 이 사이에 전압을 가해주어 일으키는 방전으로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 방식입니다. 직류 방전은 전류-전압 관계에 따라 암 방전, 글로우 방전, 아크 방전으로 나뉘는데요. 암 방전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전류가 높은 영역을 코로나 방전이라 부릅니다. 공기청정기 내부의 집진 장치는 이 코로나 방전 현상을 이용해 공기를 정화하는데요. 전자가 공기 중의 입자에 부착되면 입자들이 음전하를 띠게 되고, 전하를 띤 먼지 입자는 정전기적 인력에 의해 반대 전하가 걸려있는 집진판으로 이동하여 들러붙어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죠.

 

플라즈마를 활용한 공기청정기와 피부치료기 관련 이미지 

 

최근 옷장에 간단히 걸기만 해도 살균과 탈취를 해주는, 의류 관리기도 이와 비슷한 원리를 갖고 있습니다. 오염된 옷을 의류 관리기에 넣고 작동시키면 안에서 반응성 높은 플라즈마 이온이 발생하고, 의류에 흡착하여 유해물질과 결합하여 제거하는 것이죠. 여기서 핵심 원리는 간단합니다. 바로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플라즈마 입자가 대기 중이나 옷에 붙어 있는 유해물질을 분해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플라즈마를 이용해 유해물질을 분해하면 옷에 묻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휘발성 유기화합물까지 제거돼 톡톡한 살균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의류 관리기에서 방출되는 플라즈마가 정전기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의류의 손상 예방에도 도움을 주고요.

 

뿐만 아니라 저온 플라즈마에 존재하는 활성 라디칼은 피부 표면에 달라붙어 균을 제거하는 효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특성을 이용해 아토피의 주범인 황색포도상구균을 사멸시켜주어 효과적으로 아토피를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피부미용기기가 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치아 미백, 임플란트 표면 개질, 기미 제거 등 기존에 레이저로 하던 시술을 최근에는 플라즈마가 대신하고 있는데요. 수소와 탄소로 이뤄져 있는 피부 속 기미에 플라즈마를 쪼이면, 플라즈마 내부의 반응성이 큰 중성입자가 수소와 결합하는 원리를 이용한 결과입니다. 수소의 결합으로 홀로 남게 된 탄소는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 형태로 날아가 버리고, 결과적으로 기미를 분해하는 효과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인체에 직접 사용하는 플라즈마 기기는 안전성 확보도 중요한 이슈로 꼽히고 있습니다. 플라즈마 발생 시 생성되는 오존 수치가 높을 경우 인체에 유해할 수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기준 설정과 준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 필 환경 시대의 새로운 히어로, 플라즈마

 

농식품에도 플라즈마가 활용된다. 

 

이러한 플라즈마의 살균력은 우리 식탁 위로 올라오는 농작물로까지 적용되고 있습니다. 먼저 수증기를 방전시켜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면, ‘수산화이온’이 만들어집니다. 수산화이온은 반응성이 아주 커서 과산화수소와 같은 소독약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이때 수산화이온이 탄소와 수소로 구성된 박테리아와 만나게 되면 수산화이온과 수소가 결합하면서 박테리아가 분해됩니다. 수소와 결합한 수소화 이온은 물 분자로 증발하기 때문에 살균 후에 농약처럼 잔류하는 물질 없이 깨끗하게 농식품을 세척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죠.

 

또한 플라즈마의 높은 반응성은 작물의 생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연구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최근 국가핵융합연구소와 농촌진흥청이 함께 새싹보리의 생산량과 기능성 물질 함량을 증가시키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새싹보리 종자에 플라즈마 처리를 하면, 종자의 표면이 울퉁불퉁해지면서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 면적이 늘어나게 되는데요. 늘어난 면적을 통해 더 많은 수분을 흡수하면서 종자의 발아율이 최대 12.4%까지 높아짐과 동시에 인체에 이로운 성분 함량도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플라즈마 처리에 따른 보리싹 식물체 모습 및 생육 

 

플라즈마의 공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필 환경 시대의 기대 주자로도 손꼽히고 있는데요. 수질오염이나 녹조·적조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화학약품 및 황토 살포는 2차 오염이나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를 일으켰죠. 하지만 플라즈마에 있는 자외선과 활성 라디칼을 이용하면,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오염된 물이나 녹조를 말끔히 제거할 수 있습니다. 라디칼은 강한 살균력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자연적으로 분해하기 때문에, 환경오염 및 생태계 파괴 없는 수질 정화를 가능케 합니다. 뿐만 아니라 국가핵융합연구소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에서는 플라즈마 원천 기술을 활용하여 토양 오염 복원, 대기 개선기술, 오폐수 처리 기술 등 다양한 환경 기술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필 환경 시대에서 플라즈마는 우리 삶의 터전을 건강하게 만들고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존재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처럼 용어조차 생소했던 플라즈마 기술은 어느새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깨끗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활용 목적과 조건에 따라 다채로운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만큼 플라즈마는 앞으로도 환경, 에너지, 재료, 의학 등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요.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녀 ‘신의 선물’이라 불려도 어색하지 않은 플라즈마 기술. 누군가에게는 기술의 발전을,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움을,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선물하게 될 플라즈마의 힘은 어디까지 일지, 기대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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